
배우 전지현(30)은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남편을 출근 시키고 운동을 한다. 대한민국 대표 ‘S라인 몸매 종결자’로 인정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데뷔 후 15년간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있었단 얘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방송과 언론보도를 통해 이런 몸매관리비법이 화제가 되자, 조금은 당황했다고 말했다. 연예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건 잘 알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친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게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전지현은 최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세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기사에는 제가 새벽 6시만 되면 눈을 번쩍 떠서 운동하러 나가는 것처럼 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늘어지고 싶을 땐 늘어지고, 몸이 힘들다 싶으면 운동도 쉬고 그래요. 저도 사람인데, 한 치의 오차 없이 억지로, 계획대로 움직이진 않아요. 그건 저에 대한 고정관념일 뿐이죠.”
전지현은 스스로를 ‘아침형 인간’이라고 표현했다. 몸매 관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고 나니 아침에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밤에 늦게 자는 안 좋은 습관이 생기더라는 것.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자’라는 자기만의 규칙을 세우게 됐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운동은 그런 아침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다. 몸매 관리도 저절로 되고, 건강도 좋아지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워낙 일찍 연기활동을 시작하다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는 그는 “정말 이른 나이에 ‘일에 목숨 걸지는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하며 1999년 드라마 ‘해피투게더’를 찍었을 당시를 떠올렸다.
“드라마 때문에 일주일 내내 촬영하고 딱 하루 쉬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공황상태에 빠지더라고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일이 없으면 어떡하지?’ ‘인기 떨어지면 어떡하지?’ 걱정들이 쌓이기 시작했죠. 단 하루 주어진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거예요. 그때 제 나이가 한창 고민이 많을 나이잖아요.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 더 바쁘게 지내기로 한 거예요. 운동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좋은 곳 구경도 가고….”
배우나 스타로서의 어느 한 이미지가 결코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생성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기자의 머리를 스쳤다. 전지현은 이미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에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내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겸손함 또한 내비쳤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의 대성공 이후 전지현은 국내활동보다는 해외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블러드’(감독 크리스 나흔·2009)도 찍었고,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설화와 비밀의 부채’(감독 웨인 왕)도 개봉했다. 전지현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하겠어?’란 생각으로 해외활동 제의를 받아들였고, 매 작품마다 최고의 작품이란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12년,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와 ‘도둑들’(감독 최동훈)이라는 ‘어마어마한’ 작품을 선보인다. 극중 신이 내린 듯 완벽한 보디라인의 줄타기 액션 전문가 ‘예니콜’로 분한 전지현은 지난 10년의 세월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지현은 최동훈 감독 영화였기에 가능했다고 공(功)을 돌렸다.
“최동훈 감독님 영화는 ‘범죄의 재구성’부터 ‘타짜’ ‘전우치’까지 다 봤어요. 감독님 영화니까 출연했다? 당연한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 모든 배우들이 아마 최동훈과 함께하고 싶어 할 거예요. ‘도둑들’ 역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였지만 스토리, 짜임새, 화면구성 뭐 하나 뒤처지는 게 없잖아요. 최동훈 감독님은 남자로서도 매력 있고, 감독으로서는 최고죠. 전 최동훈 감독의 ‘뮤즈’가 되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 국내 작품은 물론, 해외활동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더욱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현재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을 촬영 중인 그는 “영화든, 드라마든 작품만 좋다면 다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배우 전지현의 재발견,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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