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흥행 빨간불… 리더십 도마에

5·15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누리당 황우여(사진) 대표의 취임 일성이다. 대선관리체제로 출범한 황 대표의 제1 업무는 당내 모든 주자를 아우르는 원만한 경선 관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황우여 체제 출범 후 현재까지 경선관리 점수는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나친 ‘박심’(朴心·박근혜 의중) 살피기로 계파·후보 간 갈등을 양산하면서 경선 흥행은 고사하고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당 경선관리위원회의 선거운동 방식 변경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당 경선위는 지난 17일 합동연설회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타운홀미팅과 정책토크를 실시하고 후보자 검증청문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경선방안을 일방적으로 내놓았다가 이튿날 다시 수정했다. “특정(박근혜) 후보 입장을 의식한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는 비박(비박근혜) 경선후보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다.
앞서 새누리당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싼 경선룰 갈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비박주자 3인방(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은 ‘경선 포기’ 배수진까지 치며 황 대표의 중재력 발휘를 촉구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비박주자인 안상수 후보는 19일 기자와 만나 “당 지도부가 노골적으로 유력(박근혜) 후보를 배려하는 방향으로만 경선관리를 하려다 보니 경선이 잔치가 되기는커녕 국민 눈밖에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당팔’(어리숙해 보여도 당수가 8단)로 불리는 황 대표의 리더십은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사태와 이후 수습과정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당 지도부의 안이한 상황 판단과 어설픈 사후 대응으로 ‘박근혜 사당화’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당과 유력 대선후보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비박진영뿐 아니라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도 “황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며 답답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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