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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배인 뒷모습 아름답기까지…

입력 : 2012-06-18 20:18:51 수정 : 2012-06-18 2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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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성·나영 작가 작품전
등돌린 여성 통해 메시지 전달
나무들의 뒤편은 평화의 공간
‘그대 먼곳만 보네요/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날 볼 수 있을 텐데/ (중략) 한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댄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나를 바라보면 내게 손짓하면/ 언제나 사랑할 텐데’(러브홀릭 ‘인형의 꿈’)

여인의 뒷모습을 주로 그리는 임민성 작가의 ‘뒷모습’.
◆돌아선 여인의 뒷모습


뒷모습은 그립다. 나에게 등을 돌린 뒷모습은 왠지 모를 외로움과 쓸쓸함을 환기한다. 영원히 닿지 않을 것만 같은 아련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동시에 뒷모습은 신비롭다. 뒷모습에는 표정이 없다.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화를 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임민성 작가는 여성의 뒷모습만 그리는 화가다. 그의 화폭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옷차림으로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뒷모습은 아름답지만 쓸쓸해 보인다. 여인의 등을 바라보는 관객도 덩달아 외로워진다. 임 작가가 등을 돌리고 있는 여인을 통해 전달하려는 감성과 메시지는 무엇일까? 라메르 갤러리(02-730-5454)에서 26일까지 볼 수 있다.

◆나무도 뒷모습이?

나무도 뒷모습이 있을까? 동양화적 기법으로 나무와 숲을 그리는 나영 작가는 나무의 뒷모습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녀의 화폭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관객에게 등을 돌리는 외로운 나무가 아니다. 더불어 사는 저편의 숲을 ‘바라보는’ 나무들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많은 나무들, 그들은 이편의 무리와 저편의 무리를 서로 조용히 바라본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나무의 뒷모습을 그린 나영 작가의 ‘평안의 숲’.
군중을 같은 형상으로 그렸다면 전쟁을 떠올리기 쉬운 구조다. 하지만 나무들은 다르다.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평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나영 작가는 “어느 날 숲을 바라보다 나무들이 마치 사람처럼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모두 다르지만 숲 속에서 어우러져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상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나무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안다. 아울러 따듯한 시선으로 서로를 응시할 줄도 안다. 다름이 조화로 이어지는 변주, 나 작가는 숲 속의 나무들을 통해 상생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상생의 숲을 그린 ‘팀북투 전’은 미술공간현에서 지난 5월 시작해 18일까지 연장전시를 가졌다. 다음 전시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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