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주기 잘 지키고 낮잠은 피해야
두려운 마음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라디오 프로는 방송된 지 45년이 넘는 장수프로그램이다. 밤에 일하느라 자고 싶어도 못 자는 사람을 제외하면 ‘잠 못 이루는 그대’가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자신이 마음대로 뭐든 할 수만 있으면 만사태평이겠으나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잠도 대표적으로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청개구리 같은 특성이 있다. 시험공부처럼 할 일이 있어 자지 않으려면 더 졸립고, 오히려 내일 뭔가 중요한 일이 있어 오늘 잘 자야만 한다고 마음먹으면 밤새 뒤척이기 일쑤이다. 생각은 깨어 있을 때 하는 것이니 자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가 깨우게 되는 아이러니인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 잠이 들기 어렵다.
반대로 새벽에 일찍 깨는 불면증도 있는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질병을 동반하는 경우이다.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온갖 걱정과 고민으로 뇌가 밤중에도 엔진이 꺼지지 않고 돌아간다. 내일 아침 평소보다 일찍 회의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늦을까봐 불안해서 자다가 수시로 깨서 시간을 본다든지 알람 없이도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머리 쓰는 일이 많은 현대인들은 머릿속에 이 생각, 저 생각, 온통 생각뿐이기 쉽다. 뭔가 불안한 마음으로 잠에 드니 아직 한밤중인 새벽에 저절로 깨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잠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며, 흥분이나 생각의 시동을 스스로 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혼자 관리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이나 다른 원인이 없는데도 “한 번 푹 자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은 대개 2가지 타입이 있다. ‘걱정도 팔자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사람이거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인간’이다. 베개에 머리만 붙여도 잘 자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고 심지어 옆에서 코를 골고 자는 사람을 미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잠 못 이루는 괴로움에서 탈출할 수 있는 노하우는 뭘까? 낮에는 깨어 있고 밤에는 자는 건강한 수면주기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수면각성 주기가 몸에 익으려면 최소 한 달 이상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잠자리는 조금 서늘해야 하며,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늦게 일어나거나 낮잠 자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몸이 피로할 정도로 운동을 해야 생각이 줄어 잠을 쉽게 잘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운동을 하면 흥분이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또한 자기 전에 흥미진진한 드라마나 추리소설 읽기, 커피, 콜라, 홍차, 담배 등도 모두 흥분시키는 쪽이니 피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올빼미형은 대개 이런 자극을 좋아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이 많아 쉽지 않은 실천이다.
이도저도 안 되면 자야 한다는 생각의 시동을 꺼보자. 잠을 못 자는 사람은 오늘도 또 못 잘까봐 미리 두려워한다. 특히 내일 할 일이 많은데 오늘 못 자면 내일 일에 지장을 줄까봐 걱정되고, 걱정하면 더 불안해지면서 점점 잠이 깨게 된다. “못 자면 내일 좀 피곤하고 말지” “며칠 안 자면 지쳐 쓰러져 자겠지” 이렇게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 비움도 훈련이 필요하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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