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멤버십 파티. 20∼30대의 전문직과 주한 외국인 등 소위 잘나가는 ‘블랙컬러워커(Black collar worker)’ 모임이었지만 올림푸스 고객 100여명이 특별 초대됐다. 이들은 올림푸스 카메라 신제품 ‘OM-D(소비자가 138만9000원)’의 구입을 예약한 일반 고객들. 올림푸스 고객들은 이날 칵테일을 무료로 즐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고객은 “올림푸스 고객이라는 이유로 호텔에서 럭셔리한 대접을 받아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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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프리미엄 노트북 시리즈9을 구입한 일반 고객들이 지난 4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박태환 선수(가운데)와 조찬 미팅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고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다. 이른바 ‘프리미엄 마케팅 2.0’.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출고가 300만원을 육박하는 프리미엄 노트북 시리즈9을 출시하면서 VIP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와 별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신청한 일반 고객 500여명을 초청, 시리즈9의 모델 김수현과의 팬미팅 행사를 마련했다. 또 제품 구매고객 중 9명을 초청해 신라호텔에서 시리즈9의 또 다른 모델 박태환 선수와의 프리미엄 조찬 자리도 만들었다.
삼성전자 마케팅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도 소수 VIP만 사고 고객의 저변을 확대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제품 이미지는 명품처럼 고급스럽게 가져가면서 일반 고객도 누구라도 살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프리미엄 마케팅이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전문업체인 뱅앤올룹슨은 일반 고객들이 최고급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베오리빙룸’을 백화점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헤드폰 ‘비츠 바이 닥터드레’는 CGV 청담 씨네시티 상영관에 42만원짜리 헤드폰을 비치했다.
수입차 업계도 프리미엄 마케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4월14∼15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재규어 트랙데이’에 VIP는 물론 일반 고객 80명을 초청했다. 이 행사는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참가하기를 소원하는 이벤트. 1억원이 넘는 재규어 최상위급 모델들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여서 큰 호응을 얻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 4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오픈카인 소프트 탑 컨버터블 골프 카브리올레를 전시한 카페를 운영했다. 20∼30대 일반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이라 젊은 고객의 큰 인기를 끌었다. BMW와 벤츠, 아우디 등 독일 명차 ‘빅3’는 매년 일반 고객을 초청,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열어 우승자는 한국 대표로 월드파이널에 참가시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고객을 상대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은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아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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