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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이름 달고 공산품 판매 열올려

입력 : 2012-05-28 10:47:07 수정 : 2012-05-28 10: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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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논란속 휴일 문 연 하나로클럽 양재점 가보니
대형마트 의무휴업에서 제외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농협하나로클럽이 설립취지에 걸맞지 않게 가전과 패션, 잡화 등 매출 비중이 높은 공산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정부 규제를 받고 문을 닫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다.

농협하나로클럽(하나로마트 포함)은 ‘농수축산물 판매가 전체 매출의 51%가 넘으면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개정된 상생법의 규정에 따라 의무휴업을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반사이익’을 노려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4월24일자 참조〉

27일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 1층 출입구 통로에 마련된 에어컨 매장.
27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 1층 정문에 들어서자 ‘하이마트 에어컨 특가 세일’을 알리는 큰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수막 아래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에어컨이 전시돼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옆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요즘 가장 인기있는 레포츠 상품 중 하나인 자전거 상설할인매장이 자리 잡았다. 1층 매장 중심부에 위치한 ‘고객만족센터’ 인근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휴대전화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정문 통로에 에어컨과 자전거, 휴대전화 등 인기품목들을 집중 배치한 것은 농식품보다는 공산품의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1층 계산대 앞에 넓은 공간을 차지한 패션·구두 매장에도 고객들이 북적댔다. 이 외에 1층에는 사진관, 액세서리, 아이스크림, 제빵 등 인기 업종들이 성업 중이다. 이를 보면 여느 대형마트와 다를 게 없는 풍경이다.

서울 서초구 대형마트들이 첫 의무휴업에 들어간 27일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 식품매장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소비자들이 이들 점포들을 지나가야 ‘주력으로 내세우는’ 식품매장으로 갈 수 있는 구조다. 고객 이남산(63·송파동)씨는 “하나로클럽 양재점 1층은 식품 매장과 공산품 매장으로 나뉘었는데 얼마 전부터 인기 공산품 매장들이 식품매장 입구를 차지했다”며 “주말이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정문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렇다보니 ‘농협하나로클럽과 하나로마트의 설립 취지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하나로마트 매출 중 농축수산물 비중이 절반이 넘지 않는 곳이 대다수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범구 의원이 지난해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2010년 하나로마트 매출실태에 따르면 전국 2070개 점포 중 602개에서는 농축수산물 판매비중이 10%도 안 됐다. 농축수산물을 전혀 팔지 않는 점포도 19개나 나왔다. 이에 대해 농협하나로클럽 관계자는 “하나로클럽과 마트는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고, 전체 판매비중의 60% 이상이 농수산물”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형마트들이 첫 의무휴업에 들어간 이날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고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고, 직원 4000여명 전원을 출근하라고 조치했다. 이날 전국 368개 대형마트 중 60%가량인 215곳이 의무휴무에 들어갔다.

글·사진=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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