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영광군 실종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초기 단서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엄마 박혜숙(사진)씨는 영광이를 찾던 중 실종아동 수색 인력과 정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실종아동들은 파출소에서 보호시설로 넘겨지는 순간 찾을 확률은 희박해진다. 때로는 해외입양까지 된 사례도 있었다. 제도 정비를 호소했으나 가진 힘이 미약했다. 박씨는 2006년 다른 실종아동 부모들과 함께 ‘전국실종아동인권찾기협회’를 만들어 대표를 맡았다.
박 대표는 24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종아동에 대한 연령대별 사진(얼굴변형 사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미제 사건은 실종아동의 사진자료가 옛날 것이어서 현재 모습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에 실종아동법이 시행됐지만 국내에 연령대별 사진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직도 없다”면서 “일부 부모들은 미국까지 건너가 실종아동의 현재모습 사진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2007년 미국의 한 기관에 의뢰해 영광이의 현재 얼굴을 확보했다.
그는 현 제도만 제대로 활용해도 실종아동의 발견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몇 군데 안 되는 군 훈련소에다 실종아동의 연령대별 사진을 붙여놓고 대조만 해도 남자 아이들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아동 가족을 위한 지원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꾸준히 심리치료를 받으며 적응하는 일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이로 인한 불화가 커지면서 가정파탄에 이르고 있다. 박 대표는 “사실상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실종아동 가족들만 심리치료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5월만 되면 힘들어지는 지방의 실종아동 부모들의 마음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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