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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 모던 록밴드 ‘넬’… 4년만에 ‘팬들 곁으로’

입력 : 2012-05-09 21:13:59 수정 : 2012-05-09 2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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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태지컴퍼니 소속그룹
5집 앨범 ‘슬립 어웨이’ 발표
8년 전 꼭 이맘때쯤이다. 기자는 한·러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서태지 블라디보스토크 공연을 동행취재하러 갔다가 4인조 록밴드 ‘넬’을 그곳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서태지컴퍼니 소속 그룹이었던 이들이 공연 중간에 게스트로 나와 강렬한 록음악을 들려주며 1만5000여명의 러시아 팬들을 열광시켰던 그때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그간 행적과 근황이 궁금하던 터에 최근 새 앨범을 들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넬 멤버들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서태지와는 언제 헤어졌느냐고 묻자 넬은 “서태지컴퍼니하고는 음반 2장을 내기로 하고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약속을 이행한 후 바로 소속사를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회사를 떠날 때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았다. 계약이 만료된 우리를 서태지 선배님은 붙잡지 않았고 미련없이 홀가분하게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4년 만에 5집 앨범으로 돌아온 모던록밴드 넬은 “음악방송과 공연 활동으로 팬들을 자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재경, 정재원, 김종완, 이정훈.
리드 보컬 김종완(32)과 기타 이재경(33), 베이스 이정훈(32), 드럼 정재원(〃)으로 구성된 넬은 4년 만에 5집 앨범 ‘슬립 어웨이(Slip Away)’를 발표하고 요즘 건재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서울 송파지역 고교 동창생 또는 동네 친구로 만나 1998년 ‘넬’이라는 밴드를 결성했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멤버 변동 없이 늘 함께해 왔다.

“그동안 참고 있었던 게 앨범으로 표현된 거죠. 100곡쯤 만들어 20곡을 녹음하고 그중에서도 생뚱맞다 싶은 건 빼고 10곡을 앨범에 담았어요.”

기타 이재경은 “수많은 곡중 10곡을 골라 애착이 많이 간다”면서 “이번 앨범은 넬의 음악색깔이 있고 가장 어울리는 곡끼리 조화와 조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팀 리더로서 작사·작곡을 전담하고 있는 보컬 김종완은 “이번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연애 같은 얘기’”라면서 “녹음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곡이 추려졌다”고 거들었다.

그는 “우리가 33살에 넬이 남길 수 있는 음악이 바로 이런 거구나를 알았다”면서 “돌이켜보면 20살에는 하면 안 되는걸 꿈꿨고 지금은 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꿈꾸는 것 같다”고 음악적 성숙함을 보였다.

인터뷰 내내 김종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앨범에 관한 얘기를 주도하는 모습에서 넬의 모든 음악은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소리에 그 한 음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게 바로 넬입니다. ‘소리에 심혈을 기울이자’가 저희 밴드의 전부예요.”

김종완은 “앨범을 내기까지는 몇 달 잠을 안 자고 작업하는데 막상 발매하고 나면 더 잘할 수 있을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게 바로 밴드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면서 “앨범을 내놓는 순간 다음 걸 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앨범은 4개월간의 타이트한 작업 끝에 완성했다”면서 “일요일 오후 4시간만 멤버들 자유시간이 있었을 뿐 하루도 쉬지 않고 음반작업을 강행했다”고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했다.

“녹음할 때 옛날 음악장비를 많이 동원했어요. 1960년대 만들어진 진공관 앰프를 구해서 썼는데 소리가 완전히 바뀌어서 정말 보람있었죠.”

이재경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 것들이 좋다는 걸 알았다”면서 “아무리 기계가 발전해도 옛 음악을 재현해 내지 못하듯이 우리가 원했던 소리를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 음악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옛것의 푸석푸석함과 좋은 부분들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사운드 면에서 빈 느낌이 없도록 꽉 채웠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넬 특유의 서정성을 상징하는 타이틀곡 ‘그리고, 남겨진 것들’은 음 높이에 큰 변화가 없는 잔잔한 사운드에 이별의 슬픔을 전달하는 보컬 색깔이 돋보인다. 첫 트랙곡 ‘디 엔딩’은 몽환적이면서 아날로그한 사운드와 엇박자 드럼 터치에 강렬한 신시사이저의 조화가 꽉 찬 느낌과 편안함을 던져 준다. 이 외에도 ‘인 데이스 곤 바이’ ‘루징 컨트롤’ ‘뷰티풀 스트레인저’ 등 앨범에는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김종완은 “타이틀곡은 8분의 7박자 노래로 불안정한 면이 있는데, 그건 얼마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제 고백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저희 노래를 많이 들어 달라보다는 내가 좋아서 음악하는 거고 즐기는 거다. 근데 (우리 음악을) 좋아해 주는 건 고맙고 축복받은 거”라며 음악적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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