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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家 부패 쇼크… 中 권력 불신 후폭풍

입력 : 2012-04-24 00:22:20 수정 : 2012-04-24 0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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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재산 은닉·각종 사업 특혜
보 서기 부부 친인척 대거 연루
보시라이 여성편력도 드러나
中 지도층 도덕성 치명적 타격
중국의 전 충칭(重慶)시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집안의 부패상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보 전 서기의 부패와 해외재산은닉 조사에 착수하면서 보 전 서기 부부의 친인척이 대거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부패뿐 아니라 성추문과 치정, 살해혐의까지 더해지고 있다. 중국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 중국 권력층의 부패가 지도력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드러나는 보시라이가(家)의 부패상

블룸버그통신은 23일 보 전 서기의 친인척들이 조세피난처에 역외기업을 세워 자금관리를 하고 각종 사업에서 특혜를 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보 전 서기의 장남인 리왕즈(李望知·35)와 친형인 보시융(薄熙永)이다. 이들은 복수의 이름을 사용해 사업거래 파악과 자금추적을 피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왕즈는 보 전 서기가 첫 번째 아내였던 산시(山西)성의 혁명가 집안 출신인 리단위(李丹宇)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브렌던 리’, ‘리샤오바이’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베이징, 다롄 등에서 사업을 벌였다고 한다. 그는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따낸 뒤 곧바로 사모펀드를 조성해 중국 다롄의 기업에 투자했다. 리왕즈는 또한 2006년 미국 씨티그룹의 직원자격으로 랴오닝(遼寧)성 톄링(鐵嶺)시장을 만나 산업단지 개발문제를 협의했다. 보 전 서기는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다롄시 서기를, 그의 최측근이었던 왕리쥔(王立軍)이 2000년대 초 톄링시 공안국장을 각각 지냈다.

보시융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광다(光大)인터내셔널의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조세피난처인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역외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홍콩에서 리쉐밍(李學明)이란 이름을 사용하며 부동산개발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시라이 집안의 부패에 각종 편법과 첨단 금융기법이 동원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블룸버그는 보 전 서기의 재산이 최소 1억3600만달러(1600억원)를 넘어선다면서 이는 그의 월급이 1만위안(180만원)인 점에 비춰볼 때 놀라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보 전 서기의 아내인 구카이라이(谷開來)도 만만치 않다. 구카이라이는 다롄·충칭 등에서 법률자문을 명목으로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으며 해외 재산 규모가 80억위안(1조4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언니인 구왕장(谷望江)은 둥강(東港)안전인무공사의 지분 1억1400만달러어치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특별조사단을 홍콩에 보내 보 전 서기와 가족의 홍콩 자금을 추적하고 있으며 보 전 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당 정치국 상임위원 관련 소문의 진원지를 찾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도덕성에 치명상 입은 중국 권력층


보 전 서기의 부패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하버드대 로더릭 맥파콰르 교수는 “중국 인민들에게 정치국원과 중앙위원 전부가 새로운 자산소유계급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위험한 부분”이라면서 “이미 통제불능 상태이며, 체제문제가 대중의 영역으로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저우 위원은 아들 저우빈(周斌)이 특혜를 이용해 200억위안(약 3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를 쌓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아들인 원윈쑹(溫雲松·41)도 2005년 ‘뉴 호라이즌’이라는 사모펀드를 설립해 70억위안(약 1조2600억원)의 거부를 축적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보 전 서기가 과거 아나운서와 배우 등 100여명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이들 중에는 보 전 서기가 다롄시 서기였던 시절 앵커였던 장웨이제(張偉杰)가 포함돼 있다면서 여성편력 탓에 보 전 서기와 구카이라이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중국 사이트 보쉰(博迅)닷컴은 보 전 서기의 동생 보시청(薄熙成)이 4월 초 중국 정치권 등 각계각층의 지인들에게 “보 전 서기 사건에 대해 중앙 차원의 결정이 이뤄졌다. 모두 몸조심하라. 더 이상 노력할 필요 없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보 전 서기에 대한 구명 운동은 이때부터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쉰은 최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저우 위원이 자신보다 28살이나 어린 두 번째 아내와 결혼하기 위해 전 부인을 살해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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