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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토막살인, 사체훼손 살인범 심리는

입력 : 2012-04-17 19:35:27 수정 : 2012-04-18 0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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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범들 시신 처리 방식 분석해보니
훼손된 사체 대부분 범인 연고지서 발견
면식없는 피해자 ‘유기’ 확률 ↑
사체 처리 시간은 주로 새벽에
‘훼손된 시체는 대부분 범인과 연고가 있는 장소에서 발견된다.’

최근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인사건 등 시체를 끔찍하게 훼손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살인마’들의 시체 처리 방식에 대한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면식 여부와 범행 동기에 따라 시체를 처리하는 패턴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분석인데, 수원 사건의 피의자 오원춘과 시흥 아내 살해사건의 피의자 최모(64)씨에게 공히 이 같은 특성이 발견된다.

손상경 경기경찰청 과학수사실장은 2005∼2008년 경기도에서 발생한 35건의 시체 훼손 사건을 분석해 한국심리학회에서 ‘살인 후 시체 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면식이 없는 경우(15건)에는 시체를 유기하는 비율이 80%(12건)로, 시체 훼손(2건)이나 암매장(1건)을 택한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수원의 엽기 살인마 오원춘도 면식이 없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하려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반면 면식 관계(20건)일 경우에는 암매장이 50%(10건)로 가장 많았다. 또 35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29건(82%)이 저녁∼밤 시간대에 일어났고, 시체 처리는 90% 이상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체 훼손과 유기는 초범보다 전과자에게서 더 많이 발견됐고, 계획적 살인보다 우발적 살인에서 더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원 사건과 시흥 사건에서처럼 시체를 토막 낸 경우는 5건(14%)이었다. 살인범이 잘 알고 있는 곳을 유기 장소로 택한 경우는 16건 중 11건으로 나타났다. 손 실장은 “시체를 토막내고 유기하는 경우, 범죄자는 미리 ‘학습된 경험’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며 “주로 자신이 다녀본 곳 중에서 ‘사람들이 이곳은 잘 모를 것’이라는 판단 하에 유기 장소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흥 사건 피의자 최씨도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아파트 단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훼손된 시체를 유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실장은 또 “토막살인의 경우 대개 이동의 편리성을 우선시하고,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있다”면서 “시흥 사건은 면식범의 소행이라는 점에서는 특이하지만, 피의자가 근무했던 아파트의 분리수거 시간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쓰레기가 수거된 후 소각될 것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윤호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시체를 훼손하는 범죄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증오심이나 자기과시, ‘피해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만족감 등의 공통된 심리적 특성을 보인다”며 “범죄자들은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익숙한 곳에 시체를 유기하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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