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과과 옥스퍼드 재학때 돌봐”
텔레그래프 “정보기관 연루의혹”

측근 인사는 영국 정보기관 관련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해 보 전 서기 사건을 둘러싼 정보기관 연루 의혹이 불거지는 등 보시라이 사건이 첩보물을 방불케 하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처와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찰스 파월 경은 보과과가 유명사립학교 해로 스쿨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 아버지와 같은 ‘멘토’ 역할을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 경은 보 전 서기와 친분을 유지해 왔으며 “보 전 서기를 통해 보과과를 알고 있고 옥스퍼드 수학 시절 때때로 그를 만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파월 경은 공직을 그만둔 후 영·중 재계연합회 회장을 맡으며 중국 내 정·재계 인사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전직 비밀 정보기관 고위간부가 설립한 정보업체 ‘딜리전스(Diligence)’ 임원이기도 하다. 이 업체는 영국 국내정보국(M15)의 닉 데이 전 국장이 2005년 설립했으며, 현재 윌리엄 웹스터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충칭에서 살해된 영국인 사업가 네일 헤이우드는 죽기 직전까지 영국 정보기관 관리들이 설립한 정보업체의 정보원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헤이우드는 영국 해외정보국(MI6) 관리들이 설립한 해클루이트 앤드 컴퍼니에 주기적으로 자문역을 해왔으며, 보과과의 영국 유학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헤이우드가 보 전 서기의 아내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의해 독극물인 청산가리(시안화 칼륨)로 살해됐다고 중국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헤이우드는 보시라이 가문의 부패 문제와 관련해 살해됐으며, 이 과정에서 영국 정보기관이 어떤 식으로든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에 유학 중인 보과과는 12일 밤 보스턴의 한 아파트에서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와 함께 모처로 떠난 뒤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 전 서기 부부 모두 극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과과가 미국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보 전 서기가 역대 최대 규모의 부패 혐의와 형사사건, 중앙 당과 정부에 반기를 든 개인독재주의 등의 죄목에 연루돼 있다면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당 기관지인 추스(求是)에서 ‘권력은 햇빛 아래에서 행사돼야 한다’는 글을 통해 “광범위하고 실효성 있는 감독체제가 마련돼야 권력 남용이나 권력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부패 척결과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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