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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족… 공부족… 웰컴 투 호텔

입력 : 2012-04-05 20:17:56 수정 : 2012-04-06 16: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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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제주신라호텔 ‘글램핑 - 화려한 캠핑’
제주와 인천은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오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한다면, 대다수 외국인이 입국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국제관문이기에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호흡하고 즐긴다. 제주와 인천 두 곳의 호텔에서 올봄 준비한 변신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제주신라호텔에서는 글램핑 등 새롭게 가동하기 시작한 고객 편의시설을 살펴봤고,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에서는 호텔 내에서 소믈리에를 상대로 강의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자격증을 처음으로 딴 ‘수석 소믈리에’를 만났다.

봄을 시샘했던 꽃샘추위와 완연한 봄을 예고한 봄비가 다녀간 4월 초의 제주신라호텔 글램핑 현장에 밤이 내렸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찾은 곳에서 휘리릭 사라져 버리는 ‘레저’가 아니라 절절히 기억에 남을 ‘추억’을 남기는 이들이 텐트 앞에 불을 밝혔다.
4월에도 눈이 내리는 2012년이지만, 봄은 봄이다. 봄을 맞아 남도로, 근교로 떠나는 이들이 늘어난다. 시간적으로 좀더 여유가 있는 이들이라면 먼 곳을 찾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도심에도 즐길 곳은 있다. 상춘객들과 고객의 변화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곳은 아무래도 호텔업계다. 서귀포의 제주신라호텔이 올봄 새롭게 선보인 키워드가 ‘글램핑’(Glamping)이다. 글램핑은 ‘화려한 캠핑’(glamorous camping)이다. 단어만큼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넘치는 야영이라고 할 만하다. 물과 나무가 많은 자연 속에서 굳이 텐트를 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숙박지 인근에서 캠핑을 즐긴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도 일부 도심의 야영지에서 글램핑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웃도어의 새로운 흐름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조짐이다. 집을 벗어나 굳이 인근의 고급 시설에서 음식을 먹는 기분만큼이나, 호텔이나 도심에서 굳이 캠핑을 하는 기분은 남다르기 때문이다. 

호텔의 프로그램은 도심의 일반 글램핑에 비해 아무래도 좀더 호화롭다. 비용은 세금 별도로, 성인 1인당 10만원이다. 텐트를 치는 곳이 호텔 야외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은 그래도 자연에서 건져 올린 것으로 가득하다. 올레길 걷기·트레킹·등산·수영·승마 등 레저활동을 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텐트에서 음식을 들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 글램핑 체험을 끝내고 잠은 호텔에서 자게 된다. 앞바다가 보이는 호텔 야외에 차려진 텐트는 번잡스러움을 없애기에 충분했다. 튼튼하게 차려진 텐트에 들어가 준비된 음식재료로 직접 요리해 분위기만 즐기면 됐다. 외부에서 음식을 준비할 필요도 없었고, 잠자리의 불편함도 없었다. 야생성은 떨어지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에게는 호응을 받을 만했다.

먼저, 바비큐로 대표되는 음식. 아버지나 남편, 애인이 직접 숯불 위에서 구워주는 바비큐는 촉각이나 미각보다도 먼저 후각을 자극한다. 샴페인과 카나페 등의 웰컴 디너를 시작으로 바닷가재·꽃등심·흑돼지 오겹살·수제 소시지·전복·그릴 야채·군고구마·옥수수 등이 메인 요리로 마련된다. 식사 메뉴는 이탈리아식 해산물 볶음밥과 토마토 라멘 등이 제공된다.

글램핑을 위한 텐트는 모두 8동, 서귀포 바다를 옆에 두고 튼튼한 텐트들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카바나 스타일의 대형 텐트(12평 규모) 안에서 실제 모형을 본뜬 벽난로가 눈에 띄었다. 텐트 안쪽의 벽난로는 모형만으로도 저녁 무렵 바닷바람에 주눅 든 피부를 보듬고, 가족애의 온기를 채워주기에 족해 보였다. 벽난로 옆의 족욕기에 발을 넣고 야외활동으로 지친 발에 생기를 불어넣는 아이들도 제법 있을 성싶었다. 남편과 아버지가 텐트 밖에서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는 사이 ‘여왕’처럼 혹은 ‘공주’처럼 추억을 새기며 행복해해도 좋으리라.

굳이 아이가 아니어도 좋다. 나이 든 부모나 처가 식구와 함께 찾은 이들이라면 행복감은 더해질지 모른다. 오랜 세월 자식을 위해 희생한 부모에게 아들과 사위로서 한번쯤 무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벽난로 옆으로는 4인용으로 보이는 소파 침대와 대형 고급 테이블·오디오 시스템 등이 갖춰졌다. 텐트 내부를 다시 들여다보니, 어쩌면 야외에 아담하게 마련된 객실의 모습이기도 하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방명록의 일종인 ‘더북’. 흔치 않은 추억을 마련하기 위해 조금 무리를 해서 이곳을 찾은 이들이라면 영원히 기억될 글귀를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명지영 제주신라호텔 지배인은 “되도록이면 고급 자재와 재료를 주문 제작해 사용하다 보니 준비에만 몇 달이 걸렸다”며 “글램핑 8개 동 내부마다 이야기가 담긴 방명록  ‘더북’이 있는데, 이곳에 글을 남기고 꼬리말을 남기면 고객들의 마음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귀포=글·사진 박종현 기자 20120405022242 001/기/관문 호텔의 변화 인천과 제주 봄을 시샘했던 꽃샘추위와 완연한 봄을 예고한 봄비가 다녀간 4월 초의 제주신라호텔 글램핑 현장에 밤이 내렸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찾은 곳에서 휘리릭 사라져 버리는 ‘레저’가 아니라 절절히 기억에 남을 ‘추억’을 남기는 이들이 텐트 앞에 불을 밝혔다. //img.segye.com/content/image/2012/04/05/20120405022242_0.jpg 1 18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405022112 인천 하얏트리젠시 ‘강의하는 소믈리에’ 장주훈씨 20120405163547 20120405202257 20120405201914 전문가도 배워야 하는 시대다. 하얏트리젠시인천의 장주훈(35·사진) 수석 소믈리에는 소믈리에를 가르치는 전문가다. 호텔에서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와인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호텔 내부에서 소믈리에를 상대로 자체적으로 강의하는 곳은 저희 호텔뿐입니다. 물론 소믈리에를 대상으로 강의하기에 부담은 있지요. 하지만 저도 교육하면서 다시 되새기는 등 보람이 큽니다. 와인을 아는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제대로 응대하기 위해서도 강의는 필요합니다.”장 소믈리에는 지난해 말에 영국의 와인 전문 교육기관 WSET(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에서 와인 교육자 자격을 취득했다. WSET는 세계적인 와인 교육기관으로,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을 꿈꾸는 소믈리에를 위한 교육 과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 소믈리에는 파운데이션(Foundation), 인터미디에이트(Intermediate), 어드밴스드(Advanced), 디플로마(Diploma) 과정의 WSET 4단계 프로그램 중 2단계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는 3단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2단계까지는 강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는 WSET의 와인 전문 교육자 자격 외에도 영국 마스터 소믈리에 협회의 소믈리에 자격증, 미국 와인교육협회의 소믈리에 자격증,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 근무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외국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와인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확보할 통로는 다양하지 않습니다. 특히 호텔 직원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내 강의는 전무한 실정이고요. WSET 교육 자격을 바탕으로 소믈리에들이 실력을 높이게 되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일부 고객들은 와인을 마실 때 주눅 들거나 과도하게 아는 체한다. 그는 “와인은 주눅 들 대상도 아니고, 자신의 ‘앎’을 뽐낼 도구도 아니다”며 “다른 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데 와인에 대해서는 즐기는 맛보다는 ‘지식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와인을 꼭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그런 부담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좋아서 마시는 와인이고, 좋은 사람과 마시는 와인이라면 고객 입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기도 하다.소믈리에를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고객은 와인을 즐기면 되지만, 서비스 현장의 종사자들은 와인을 학문적이고 이론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서비스를 하는 사람은 다르지요. 부지런히 공부하고 노력해야지요. 하지만 이들에게도 지식 못지않게, 고객을 감동시키려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우선입니다. 그러려면 집과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편하고 즐겁게 와인을 마시면 됩니다.”인천=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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