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소믈리에 상대로 강의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 위해 전문가들도 배워야하는 시대”

“호텔 내부에서 소믈리에를 상대로 자체적으로 강의하는 곳은 저희 호텔뿐입니다. 물론 소믈리에를 대상으로 강의하기에 부담은 있지요. 하지만 저도 교육하면서 다시 되새기는 등 보람이 큽니다. 와인을 아는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제대로 응대하기 위해서도 강의는 필요합니다.”
장 소믈리에는 지난해 말에 영국의 와인 전문 교육기관 WSET(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에서 와인 교육자 자격을 취득했다.
WSET는 세계적인 와인 교육기관으로,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을 꿈꾸는 소믈리에를 위한 교육 과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 소믈리에는 파운데이션(Foundation), 인터미디에이트(Intermediate), 어드밴스드(Advanced), 디플로마(Diploma) 과정의 WSET 4단계 프로그램 중 2단계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는 3단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2단계까지는 강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는 WSET의 와인 전문 교육자 자격 외에도 영국 마스터 소믈리에 협회의 소믈리에 자격증, 미국 와인교육협회의 소믈리에 자격증,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 근무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외국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와인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확보할 통로는 다양하지 않습니다. 특히 호텔 직원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내 강의는 전무한 실정이고요. WSET 교육 자격을 바탕으로 소믈리에들이 실력을 높이게 되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일부 고객들은 와인을 마실 때 주눅 들거나 과도하게 아는 체한다. 그는 “와인은 주눅 들 대상도 아니고, 자신의 ‘앎’을 뽐낼 도구도 아니다”며 “다른 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데 와인에 대해서는 즐기는 맛보다는 ‘지식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와인을 꼭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그런 부담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좋아서 마시는 와인이고, 좋은 사람과 마시는 와인이라면 고객 입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소믈리에를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고객은 와인을 즐기면 되지만, 서비스 현장의 종사자들은 와인을 학문적이고 이론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은 다르지요. 부지런히 공부하고 노력해야지요. 하지만 이들에게도 지식 못지않게, 고객을 감동시키려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우선입니다. 그러려면 집과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편하고 즐겁게 와인을 마시면 됩니다.”
인천=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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