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상대 소송 배상금 받아내 역대 최악의 불법사찰로 불리는 1990년 ‘보안사(현 기무사) 사건’이 이번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판박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으로 세상에 알려진 보안사 민간인 사찰은 정치인, 언론인, 재야인사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피해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각 300만∼5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사찰 대상, 내용, 자료수집 방법, 해명까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논리와 유사했다.
당시 재판부는 “보안사의 직무범위는 군과 관련있는 첩보 수집과 군사법원 관할 사건만 수사할 수 있다”며 “사찰 대상이 군사보안과 관련 없는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이고, 내용도 개인정보 수집 및 동향 파악인 점에서 보안사의 직무범위를 일탈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료수집이 본인들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비밀리에 이뤄졌고, 사상·신조 등 포괄적인 정보까지 수집됐다.
수집 방법도 미행, 망원 등이 사용된 것을 보면 사찰 행위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위헌 또는 위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보안사’를 ‘공직윤리지원관실’로 바꿔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공직윤리지원관실도 정치인, 시민단체, 언론인 등을 전방위적으로 사찰한 데다 미행, 불법 도청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보안사는 “군 관련 임무를 하다 보면 민간인 자료 수집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역시 “공무원 감찰을 하다 보면 민간인이 포함되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안사의 항변을 “설득력이 부족하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개인 정보 수집·기록은 국가안전보장이나 공공복리라는 목적이 있어야 하며, 자료가 정치적 목적 등에 유용될 가능성은 봉쇄돼야 한다”며 “정보 수집은 적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적법한 절차로 본인으로부터 직접 수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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