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0시35분에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 ‘오래된 기억, 황학동 만물시장’편에서는 한때 남부럽지 않은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잊힌 만물시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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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학동 만물시장에서 중고 기타 가게를 운영하는 이봉국(65)씨가 ‘타향살이’를 부르고 있다. |
중고 냉장고를 청소하던 박옥년(60)씨가 한숨 섞인 혼잣말을 토해낸다. “사람들은 여기가 없어진 줄 알아요. 안 없어졌어요. 절대로.” 왠지 애잔하게 들린다. 손님이 뜸할 때면 직접 기타 연주를 하는 중고 기타 상점 사장인 이봉국(65)씨에게는 ‘아날로그’가 마음의 위로가 된다. “요즘은 디지털시대가 돼서 손님들이 많이 안 와요. 그럴 때 좀 서운하죠. 우리는 영원히 아날로그이고 싶어요.”
그가 즐겨 부르는 곡은 ‘타향살이’다. 노래를 부를 때면 북한에 두고 온 ‘그의 가슴 한쪽’이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는 황학동 시장에서 벌써 30년째 중고 기타를 판매하고 있지만 진열돼 있는 기타들을 보면 언제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때 누군가의 보물이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람들은 낡은 물건이라고 중고 제품을 기피하지만 그는 되레 하루가 멀지 않게 출시되는 최신 기기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황학동 만물시장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케 해준다.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뭔지도 통찰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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