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온 제주교대 부설 초등교생, "해군돼서 바다지키고 싶다"
천안함 전사자 46인의 유물과 폭침된 천안함 등이 전시되고 있는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 안보전시관에는 21일 평일에도 불구하고 1126명의 추모객이 찾아 산화한 용사들의 넋을 기리고 지난해 그날의 참혹한 현장을 되새겼다. 이달 중순부터 부쩍 늘어난 이같은 추모객 수는 평소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다시는 그날의 악몽이 재현되서는 안된다는 의지인 듯 했다.
이들은 처참한 모습으로 두동강 난채 거치대에 의지해 안보전시관 한켠에 전시되고 있는 천안함을 둘러본 뒤, 제 1,2 연평해전 전적비를 거쳐 인근의 서해수호관으로 향했다. 지상 2층 규모의 서해수호관에는 1,2차 연평해전으로 숨진 용사와 전사한 46인의 천안함 병사, 연평도 포격으로 사망한 순직자, 수장된 천안함 병사들의 인양 작업도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등 171인 용사들의 개인 유품과 관련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제주교대 부설 초등교 6학년 학생 88명을 인솔해 안보전시관을 찾은 강문보(35) 교사는 “아이들에게 분단에서 빚어진 참혹한 현장과 안보의 중요성을 느낄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육지로 나오는 수학여행 기간 안보전시관을 찾게 됐다‘며 “두동강 난 천안함과 각종 유품, 사진들을 둘러보며 생각보다 훨씬 참혹한 당시의 상황을 느낄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어린이회장 강준빈(6년·12) 군은 “두동강 난 채 구겨진 종이처럼 찢긴 흔적이 있는 천안함과 천안함 아저씨들이 남긴 옷가지 등을 보면서 ‘전쟁이 나면 이렇게 비참하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나도 커서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바다를 지키는 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이들 어린이와 기업은행 임직원 등 민간인 이외에 육군종합보급창 부대원과 공군 16비행단원 등 육·해·공군 700여명도 안보전시관을 찾았다. 앞서 지난 20일 해군 2함대 대원들은 천안함 앞에서 ‘해안수호 결의대회’를 갖고 서해에서의 북한 도발을 철저히 분쇄하자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안보전시관 방문 행정안내를 하고 있는 김도완 하사는 “천안함 폭침 2주기가 다가오면서 평일에는 단체가, 주말에는 가족이나 개인들의 안보전시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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