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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재미동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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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2-19 20:53:55 수정 : 2012-02-19 2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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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눈물로 이룬 아메리칸 드림
재외동포 현지화 정부서 지원해야
누구에게나 뜻깊은 장소,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3년간 워싱턴 특파원 생활을 돌이켜보면 2009년 5월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열렸던 독도 세미나가 그런 경우다. 미국 조지타운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해나 킴(한국명 김한나)은 자원봉사자였다. 그의 요청으로 그해 7월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서 개최된 한국전쟁 참전 희생자 추모 및 평화 기원 행사장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그를 명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재원으로만 알았다. 몇 달 뒤 그는 미국 내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숙원을 성사시켰다.

조남규 워싱턴 특파원
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의 미 의회 통과를 위해 400명이 넘는 연방 하원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6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을 건너온 해나 킴은 교통사고 이후 자신의 남은 인생을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찰스 랭글 미 연방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한국에 도움이 되는 현안이라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기자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관련 취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음은 물론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해나 킴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시 독도 세미나를 주재했던 최정범 워싱턴 한인회장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는 워싱턴독도수호특별위 위원장이었다. 청소년 때 미국에 건너온 최 회장은 1.5세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74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온 뒤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고등학생 시절 부모가 운영하던 세탁소에 화재가 발생, 가업이 기울게 되자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대학 졸업 후엔 여행사를 차렸으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당시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좌절을 겪었다. 그는 재기에 성공한 뒤 한인회 개혁에 나섰다.

김동석 뉴욕·뉴저지 미주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독도·동해 문제 등 한·일 간의 역사적 매듭을 풀기 위해 한 달에도 몇 차례씩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헌신해온 대표적 시민 운동가다. 유망한 재미 한인 젊은이들을 키우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재미 동포사회는 조금씩 미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김 이사 등이 시작한 독도·동해 문제는 홍일송 미 버지니아 한인회장이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홍 회장도 중학교를 졸업한 직후 미국으로 건너온 1.5세다. 최근 버지니아주 의회 차원에서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는 법안이 추진된 배경엔 홍 회장을 비롯한 한인단체의 노력이 있었다. 비록 주 의회의 동해·일본해 병기 법안은 일본 측의 집요한 로비에 막혀 통과되지 못했지만 이들의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뛰었던 황원균 전 북버지니아주 한인회장도 한인사회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미 연방의회가 한인단체를 인정하고 그 공로를 치하하는 결의안을 처음으로 채택하도록 막후에서 애썼다.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버지니아주 의회 의원에 당선된 마크 김 의원은 최근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당선되던 날 저녁에 김 의원의 선거 사무실에서 재미 한인들이 내 일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미국에 정착한 이후 소수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 주류사회가 인정하는 차세대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가 앞으로 김창준 의원 이후 대가 끊긴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으로 성장해 가길 기원한다.

그리고 또 나는 기원한다. 김 의원의 뒤를 이어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의 각 분야에서 뻗어 나가기를 바란다. 특파원 재임기간 미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수많은 동포들을 만나고 취재했다.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었으나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선 똑같았다.

재미동포 200만시대가 됐다. 국내에선 올해부터 재외 국민들에게도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서 참정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재외동포들을 상대로 표 계산을 할 것이 아니라 재외동포의 현지화를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재미동포 파이팅!

조남규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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