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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男, 남탕 수면실서 잠자는데… '난감'

입력 : 2012-02-18 10:20:42 수정 : 2012-02-18 1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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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과 종로 등 서울시내 일부지역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동성애자들과 이성애자들이 충돌을 일으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1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친구들과 술을 나눠 마신 대학생 김모(21)씨는 용산구 이태원동 모 호텔 사우나를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남탕 수면실에서 한창 단잠을 즐기던 오전 5시께 김씨는 이상한 느낌 때문에 잠에서 깼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손으로 주무르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김씨는 "이게 무슨 짓이냐"고 고함을 지르며 어둠속에 있던 그 인물을 밀쳐냈다.

잠시 후 김씨의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곧 키가 175~180㎝쯤 되는 금발머리 외국인 남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기겁을 한 김씨는 황급히 사우나 직원을 불러 경찰에 강제추행 사실을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혹시나 그 외국인이 달아날까 수면실 밖으로 가는 진로를 막았지만 예상 외로 외국인은 저항하지 않은 채 잠자코 있었다.

신고를 받은 이태원파출소 경찰들이 곧 사우나로 들이닥쳤고 문제의 외국인은 결박당한 채 파출소로 끌려갔다.

경찰 조사를 통해 이 남성이 유럽의 한 나라에서 온 20대 대학생 A씨란 사실이 확인됐다.

술에 다소 취해 있던 A씨는 김씨를 향해 계속 용서를 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무릎을 꿇고 "Forgive me(용서해주세요)"라며 영어로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얼마 후 외국인 피의자 전담 통역사가 파출소에 도착했다. A씨는 통역에게 영어로 "술에 취한 상태라 정말로 내가 만졌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내가 만약 그랬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알고 보니 A씨는 유학생으로서 국내 모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한국 체류기간은 이미 4년을 넘긴 상태였다.

단호한 태도로 처벌을 원하던 김씨도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A씨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다.

며칠 뒤 김씨는 A씨를 처벌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경찰에 전달했고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김씨가 마음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는 일대 사우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경찰의 설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동성애자들은 이태원이나 파고다공원 근처에 위치한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A씨가 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대방이 게이인지를 확인한 뒤 마음이 맞으면 그 자리에서 성행위를 한다"고 귀띔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일대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은 남성 동성애자들은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누워있는 남성에게 다가가서 손으로 음부를 만진다거나 아니면 슬며시 몸에 다리를 올린다.

이런 방식으로 서로가 동성애자임이 확인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성행위를 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양쪽이 다 동성애자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한쪽이라도 동성애자가 아니라면 A씨와 김씨의 경우처럼 신고를 하거나 두 사람 간에 주먹다짐이 벌어지게 된다"며 "실제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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