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엔 인문카페 창비도 문열어
출간서적 최고 50% 할인판매…바리스타 고용 커피맛도 일품 ‘개인용 전기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는 노인, 독서대에 얹은 책을 보며 틈틈이 노트에 필기하는 학생….’
26일 오후 4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역 근처 북카페(book cafe) 후마니타스 책다방은 평일 오후지만 책을 읽기 위해 찾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영업을 위해 말로만 치장한 북카페가 아니라 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진짜 북카페’다. 최근 홍대 근처를 중심으로 출판사 직영 북카페가 잇따라 문을 열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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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북카페 꼼마의 내부 모습. |
이들 출판사 직영 북카페는 주로 홍대거리 주변부에 위치해 있지만 수많은 카페들 틈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다방은 출판사 사무실이 카페 내에 있어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동안 저자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카페 꼼마는 1층과 2층을 터서 세운 ‘전설의 15단 책장’ 등 인상적인 인테리어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디자인서적을 취급하는 홍익도서 디자인북이 운영하는 카페 정글에서는 고가의 디자인서적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책다방에서 만난 홍석령(24·여)씨는 “이 근방 카페들을 찾아다니다가 지난해 3월쯤 이곳을 방문한 후로 단골이 됐다”며 “넓은 탁자 등 머물기 편한 내부공간과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도서할인 판매, 발 빠른 신간 소개 등 출판사 직영이 지닌 이점도 있다. 책다방에서는 후마니타스가 출간한 책을 30% 할인판매한다. 카페 꼼마는 리퍼브 도서를 반값에 팔고, 쉽게 구하기 힘든 문학동네와 계열사 서적 등을 5000여종 보유하고 있다. 카페 정글에 비치된 5000여권의 책도 손상 정도에 따라 할인가로 살 수 있다.
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다보니 책 읽는 손님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책다방은 손님들에게 맞춤형 전기스탠드와 독서대를 제공하기도 하고, 오후 8시 이후엔 모든 음료를 1000원 할인해 판매한다. 11시 폐점 시간까지 책 읽을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출판사 직영이지만 다들 전문 바리스타를 고용해 카페로서의 전문성도 갖췄다.
애초 수익보다 독자와의 소통에 주안점을 두었지만, 차별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카페가 인기를 끌어 운영은 순탄한 편이다. 장으뜸 카페 꼼마 대표는 “개점 한달 후부터 매월 흑자운영 중”이라며 “빠르면 2년 안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다방과 카페 정글도 재료비·인건비·임대료 지불 등 운영·유지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익이 나고 있다.
김효실 기자 h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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