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 미국인 북한 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는 19일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자극하지 말고,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이날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결국 김정은 체제로 갈 수밖에 없지만 김정일 위원장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어스 교수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는 달리 북한 주민이 김정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 김정은 외에는 대안이 없어서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권력세습이 그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6개월 전 북한을 방문했다는 그는 “북한의 모든 선전이 김(金)의 가족에 집중돼 있어 정당성 차원에서라도 김정은이 아니면 정권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며 “군부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김정은을 지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도 공식적인 후계자가 되는 데 몇 년이 걸렸다”며 “김정은이 바로 지도자로 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핵문제 전망에 대해 마이어스 교수는 “누가 지도자가 돼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등 변하는 것이 별로 없겠지만, 1994년처럼 협상을 잘하면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위기의식을 느끼면 외국과 긴장을 조성하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상황을 이용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등 자극해서는 안 된다”며 “남한, 미국, 중국이 당분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이어스 교수는 안보위협과 관련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당분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남한 정부가 긴장감을 갖고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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