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12월1일부터 예산심사” 압박 민주당은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대통령 서명에 “정권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일주일째 공전 중인 내년 예산안 심의는 여당이 12월 1일부터 심의를 재개하기로 해 또 한 차례 풍파가 일 조짐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서두를 것은 서명 날치기가 아니고 한·미 FTA 날치기에 대한 사죄와 책임규명,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투자자·국가소송제(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에 즉각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서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사실상 우리 국민으로부터 정신적으로는 정지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콰도르가 미국과의 FTA를 파기했고 국민 저항으로 대통령이 축출됐는데, 한국 국민이 못해낼 이유가 없다”고 핏대를 세웠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 35명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 서명 중단 촉구시위·기자회견을 연 후 규탄 성명서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 이어 당내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는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일정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야4당과 함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협정준수 여부 확인에 소홀했다’며 그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의 강경 행보는 예산안 심의에서도 이어졌다. 물론 “현안 처리를 위해 등원해야 한다”는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다. 당 소속 홍재형 국회부의장은 “본분(예산 심의)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막지 못한다면 (국민이) 민주당에 걸고 있는 한가닥 희망마저 거둘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국회 의사일정 거부 모드를 고수했고, 이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공전을 거듭했다.
특히 민주당은 “황우여 여당 원내대표가 마치 날치기를 암시한 것처럼 발언해 야당이 한·미 FTA 강행처리를 알면서도 속아준 것으로 오해받고 있다”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일부 보도로 오해받고 있다면 심심한 유감”이라며 “야당이 단독처리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는 보도가 있었으며, 이로써 오해는 해소된다”고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한편에선 단독 심사 방침을 밝히며 강·온 압박 전략을 펼쳤다. 계수조정소위 소속 여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위원장실에서 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다음달 1일부터 예산심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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