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 진드기·꽃가루 등 원인… 환기 자주하고 실내 온도 조절을
환절기 때마다 지독한 감기에 시달린다는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콧물을 훌쩍거리며 생활하고 있다.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거나 맑은 콧물이 계속 흘러 민망하기까지 하다. 처음엔 단지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은 탓이려니 하고 지나쳤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증상에 다시 병원을 찾은 김씨는 뜻밖에도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다 실내외의 온도 편차가 심해지면서 김씨와 같이 알레르기 비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고,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렵다. 코감기 약만 먹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다.
특히 아이들의 알레르기성 비염을 방치하면 부비동염이나 치아까지 비뚤어질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호흡 중에 콧속으로 흡입된 특정한 이물질에 의해 코 점막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면역학적 반응으로 갑작스러운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거나, 맑은 콧물이 흐르고, 가려움증으로 눈과 코를 문지르게 되고, 코막힘 증상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면 눈이나 목안이 가렵고 눈물이 나거나 머리가 아프고 후각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아침에 심하게 나타나지만 학교 수업이나 직장 일을 하는 낮에는 비교적 가벼워진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가벼우면 감기 증상과 비슷해 코감기로 혼동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감기는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볼 수 없는 발열증상이 수반되는 사례가 많으며, 재채기를 하지만 횟수가 비교적 적고 하루 종일 지속된다. 또한 맑은 콧물보다는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며, 시간이 지날수록 누런 콧물로 변하고, 대부분은 1주일 이내에 회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재채기와 콧물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세란병원 내과 박상미 과장은 “감기는 10일 정도면 증세가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나 알레르 비염일 때에는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상태가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고 지속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화하면 코막힘이 주증상이 되며, 합병증으로 축농증(부비동염), 물혹, 중이염, 천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코막힘 증상은 코 점막이 부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코 점막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 혈관이 팽창되고, 혈관벽 밖으로 혈액 성분이 빠져 나와 코 점막이 붓게 되어 코가 막히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코 점막은 정상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진다. 또한 외부에서 들어오는 유해한 입자들에 대한 제거능력도 떨어져서 세균감염을 자주 일으키게 된다.
대신 점액을 만들어 내는 분비조직의 활동이 증가되어 초기 맑은 콧물 대신에 점액성의 끈적끈적한 콧물이 다량 분비되어 코막힘 증상을 가중시킨다. 때문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물 같은 맑은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등의 전형적인 증상 대신 끈적끈적하고 누런 코가 목 뒤로 넘어가고, 코가 심하게 막히고, 입에서 구취가 나는 등의 축농증 증상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특히 아이들은 축농증 위험이 크고, 심지어 치아까지 비뚤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만큼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코감기인 줄 알았다가 뒤늦게 알레르기 비염으로 판정받는 일이 적지 않다. 비염은 만성화하면 치료가 어려워 상담을 통해 정확한 치료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집 먼지 진드기다. 이 밖에 곰팡이,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이나 음식물 첨가제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될 때 흔한 원인 알레르겐인 집먼지진드기, 집 먼지, 꽃가루, 곰팡이, 개, 고양이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등에 대한 피부반응검사를 시행하면 15분 후에 원인물질에 대해서는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양성 반응을 보이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는 가능한 한 원인물질에 노출을 줄이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법은 항원의 침입을 방지하는 것이다.
고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박일호 교수는 “요즘과 같이 날이 쌀쌀해지면 자주 환기하지 않는데, 그럴 때 먼지와 곰팡이균이 점점 늘어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하루에 2∼3회 10분 이상 모든 문을 활짝 열어 환기하고, 실내 습도와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
1. 감기에 자주 걸린다. 일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2. 코가 잘 막히거나, 재채기 콧물이 자주 난다.
3. 눈이나 코를 잘 비빈다.
4. 감기 후에 기침을 몇 개월씩 하거나, 감기약을 먹어도 낫질 않는다.
5. 찬바람을 쏘이면 기침이 심하다.
6. 편도선 등으로 목이 자주 붓는다.
7. 목 속이 자주 가렵다.
8. 3주 넘게 기침이 계속된다.
9. 숨소리가 쌕쌕댄다거나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난다.
1. 감기에 자주 걸린다. 일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2. 코가 잘 막히거나, 재채기 콧물이 자주 난다.
3. 눈이나 코를 잘 비빈다.
4. 감기 후에 기침을 몇 개월씩 하거나, 감기약을 먹어도 낫질 않는다.
5. 찬바람을 쏘이면 기침이 심하다.
6. 편도선 등으로 목이 자주 붓는다.
7. 목 속이 자주 가렵다.
8. 3주 넘게 기침이 계속된다.
9. 숨소리가 쌕쌕댄다거나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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