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도로변, 공공건물 복도 등에서 바닥에 달라붙은 껌딱지를 칼로 긁어 제거하는 모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껌을 종이에 싸서 버려야 하는 게 상식이건만 껌이라는 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해결 안 되는 일인 것 같다.
더군다나 이런 껌 제거작업은 일반적인 청소와 달리 쭈그리고 앉아 직접 손으로 해야 하고 작업 도중에도 보행자를 신경 써야 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도 자원봉사로 과거에 껌딱지 제거작업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데 보통 노역이 아니다. 겨울에는 껌이 돌처럼 딱딱해져 잘 떨어지지 않는다. 어떤 때는 껌 하나 떼어내는 데 1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여름에는 도로가 열을 받아 껌이 쭉쭉 늘어지는 데다 끌칼을 대면 달라붙어 찬물을 부으며 작업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
이렇듯 누군가 무심코 뱉은 껌을 치우는 사람에겐 힘겨운 육체노동으로 돌아온다. 거기다가 길거리에 뱉는 껌은 개당 100원 남짓이지만 껌딱지를 제거하는 데 시와 자치구는 적지 않은 예산을 써야 한다.
시에서는 ‘길바닥에 껌을 뱉지 마시오’라고만 할 게 아니라 ‘우리의 귀중한 혈세가 껌 제거작업에 소모됩니다’라는 식으로 시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방법으로 껌을 뱉지 않도록 하면 어떨까.
김용권·서울 은평구 불광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