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6일만인 28일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대한민국이 '도가니 신드롬'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크나큰 반향이다.
하지만 영화 '도가니'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논픽션(nonfiction)으로, 사실과 다르거나 축소ㆍ확대된 부분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터무니 없는 헛소문이나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온갖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영화와 실제 사건 중 다른 내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다뤄봤다.
△실제 성폭행 교직원은 4명=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영화속에서는 성폭행으로 처벌 받은 인물이 교장과 행정실장, 교사 3명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4명이다.
2005년 11월 성폭행 혐의가 확인된 김모(58) 행정실장과 이모(36) 생활교사, 2006년 8월 국가인권위가 성폭행 혐의 등으로 고발한 김모(62) 교장과 박모(60) 생활재활교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하지만 각각 항소심에서 징역 1년과 2년, 집행 유예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또한 2006년 인권위가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추가 고발한 교직원은 김 교장과 박 교사 외에도 2명이 더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이 내용이 제외됐다. 2명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았으며 이 중 한 교사는 2008년 1월 복직해 지금까지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행정실 직원은 같이 복직 됐지만 이후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사실이 확인되면서 자진 퇴직했다. 사건을 은폐ㆍ축소한 혐의로 고소된 2명의 교사들에 대한 내용도 영화에서는 빠졌다.
△피해 학생도 2배나 많아=영화에서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쌍둥이로 나오지만, 실제 이들은 장남과 차남으로 4살 차이다.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도 영화에서보다 2배 많은 10여 명이다.
또한 특수학교 학생과 교사가 철길에서 숨지는 장면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발생했던 인화학교 학생의 철길 사고 사건을 공지영 작가가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재구성한 부분이다. 철길 사고와 성폭력 사건의 인과 관계는 밝혀진 것이 없다.
마지막 시위 장면에서 등장하는 물대포,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 장면도 사실과 다르다.
△일부 의혹도 사실과 달라=인터넷에서 가장 뜨겁게 제기되는 의혹 중 하나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2009년 9월 췌장암으로 숨진 김 교장의 '사망 조작설'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원장이 살아 있을 것", "췌장암은 병원 관계자랑 사실을 무마시키게 하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 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인화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들 전부가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인화학교 대책위 관계자는 "사건 직후 양심적으로 진실 규명 운동에 참여했던 교사 3명이 학교측에 의해 쫓겨나기도 했고, 현재도 일부 교사들은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헛소문이나 구청 게시판에 남겨진 욕설ㆍ비방은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실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류송중 기자 nice20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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