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0m 15초66 ‘영광의 꼴찌’

관련이슈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입력 : 2011-08-29 05:30:32 수정 : 2011-08-29 05:30:3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사모아 고교선수 “참가에 의의”
1위 통과할때 40여m나 남겨
남 100m
통통한 단거리 선수가 100m에서 15초를 넘겨 결승선에 들어오자 대구 스타디움 관중석이 뒤집어졌다.

대구 육상세계선수권대회의 막이 오른 27일 밤 대구스타디움에서는 남자 100m 자격 예선이 펼쳐지고 있었다. 11초대 기록이 대부분이었지만 10초 기록이 나올 때는 관중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자격 예선 마지막 4조의 7번 레인에 육상 선수답지 않은 몸매의 선수가 등장하며 관중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남태평양 중앙부에 위치한 사모아 제도의 일부인 ‘아메리칸 사모아’ 소속으로 남자 100m에 도전장을 던진 소게라우 투발루(16)였다. 투발루는 출발 신호와 함께 부지런히 발걸음을 뗐지만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는 무려 15초66이 지난 뒤였다. 이 조에서 1위를 기록한 모하메드 아하디(10초77)가 골인을 했을 때 투발루는 50m를 약간 넘은 상황이었다.

결국 15초66이라는 기록이 나오자 대구스타디움의 관중들은 황당해 하면서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일반 남자 고등학생들도 15초가 넘으면 달리기 자질이 없는 학생으로 꼽힌다. 그런데 세계 최고 선수들이 얼굴을 내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런 기록이 나오자 폭소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투발루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전광판의 기록을 보고 약간 실망한 모습도 보였지만, 세계 무대에 섰다는 뿌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투발루는 이번 대회에 ‘올림픽 정신’을 살려 참가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이다.

투발루는 자국의 고교에서 선발된 아마추어 선수다. 이전까지 공식 기록이 전혀 없었다. 11초01이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공식대회에는 한번도 나서지 않았다. 따라서 긴장한 탓인지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한편, 아메리칸 사모아는 투발루와 함께 여자 100m에도 메건 웨스트(16)라는 고교 선수를 내보냈다. 지난 27일 여자 100m 자격 예선에서 웨스트는 자신의 최고 기록인 14초44를 넘어 13초95를 뛰었다. 비록 1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대구를 떠나게 됐다.

대구=배진환 스포츠월드기자

오피니언

포토

원지안 '청순 대명사'
  • 원지안 '청순 대명사'
  • 이효리, 요가원 수강생 실물 후기 쏟아져…
  • 엔믹스 해원 '눈부신 미모'
  • 박한별, 남편 논란 딛고 여유 만끽…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