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시 여성은 ‘해결’보단 ‘하소연’ 원해
연애도 ‘공부’하는 시대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연애전문 학원에서 컨설팅까지 받는다. 연애 기술을 전수하는 연애지침서들이 매주 쏟아지고, 카페에 모여 앉아 시시콜콜 연애상담을 주고받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20~30대들에게 연애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화두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연애 고민을 해결할까. 소셜 데이팅 업체 ‘이츄’(대표 표순규, www.echu.co.kr)가 20세 이상 미혼남녀 644명(남성 338명, 여성 306명)을 대상으로 ‘연애상담의 목적과 용도’에 대해 물어봤다.

먼저 미혼남녀가 ‘연애 문제를 털어놓는 대상’은 남녀 불문하고 ‘친구’(75%)가 1위로 꼽혔다. 또래친구와 마찬가지로 공감대 형성이 쉬운 ‘선배, 혹은 아는 형이나 언니’에게 상담을 청한다는 응답은 10.7%를 차지했다. 지인들을 벗어나 ‘연애 블로그 등 인터넷 정보’를 통한다는 응답자는 6.4%였다.
하지만 ‘형제’(3.3%)나 ‘부모’(1.6%) 등 가족에게 연애상담을 의뢰하는 응답자는 드물었다. 또, 연애를 글로 배우는 경우의 남녀 차이를 보면 남성은 ‘연애 블로그 등 인터넷 정보’(9.5%)를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연애지침서’(5.9%)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 상담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녀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남성 응답자들은 ‘직접적인 조언이나 충고, 대책을 구하기 위해서’(58%)라는 이유를 들었다. 여성의 경우 ‘털어놓고 위로 받거나 하소연하고 싶어서’(60.5%)라고 답했다. 실용성을 우선하는 남성과 감정의 교류를 중시하는 여성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연애상담이 필요한 순간’을 묻는 항목에서도 확연한 남녀 차이를 읽을 수 있었다. 남성은 ‘소개팅을 부탁할 때’(34.9%)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대시하고 싶을 때’(34.6%) 연애 문제를 의논한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여성은 ‘연인과 갈등이 생겼을 때’(45.8%) 혹은 ‘이별 후 아픈 마음을 달랠 때’(22.2%) 연애상담이 절실하다고 답했다. 앞선 질문의 결과처럼 남성은 직접적인 방법과 해결책을 구할 수 있는 ‘물음형’의 상담을, 여성은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고 표출할 수 있는 ‘느낌형’의 상담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애 문제에 대한 정답이 필요하다고 해도 조언자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53.6%가 연애상담 후에 ‘적당히 응용해서 실천한다’고 답했다. 이어 39.8%는 ‘참고하지만 결국 내 뜻대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변에서 연애상담을 요청해 올 때의 반응’을 물어보자 10명 중 7명 정도가 ‘내 일처럼 성심껏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겠다’(67.2%)고 답했다. 다음으로 ‘열심히 듣고 맞장구 치지만 해결책은 따로 제시하지 않겠다’(31.5%)는 응답도 두드러졌다. ‘자리를 뜨거나 말을 돌리는 등 되도록 피한다’(0.9%)거나 ‘연애문제는 알아서 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한다’(0.3%) 등의 냉정한 대처 방식은 드물었다.
한상권 이츄 부장은 “이츄에서 운영하는 연애 블로그인 ‘연애공감’을 통해 상담을 요청하는 내용을 살펴 보면 이번 설문 결과와 유사하게 남녀별 특징이 있다. 남성은 연애 경험 부족이나 소개팅 성공법, 짝사랑 고백법 등 연애 초기 상황을 고민하는 반면 여성은 밀고 당기기와 같은 연애심리나 애인과의 충돌 이유에 관심이 많다”며 “요즘 세대들은 소셜 데이팅을 이용한 소개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애 상대를 찾는 것 못지 않게 연애 문제 상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egg0l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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