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공지영 직접 찾아가 '도가니' 영화화 부탁"

배우 공유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가 영화화되는 데 큰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22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도가니' 제작발표회에서 공유는 원작자인 공지영 작가를 직접 찾아가 영화로 만들 것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군시절 한 지인으로부터 병장 진급 기념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고 운을 뗀 그는 "그 분이 '공병장한테 어울릴 것 같은 책'이라고 소개시켜주더라. 책을 읽는데 마지막 장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굉장히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휴가를 나와 공 작가님께 이 소설이 영화화될 수 없겠느냐고 여쭤봤다"면서 "영화로 나오면 무조건 출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영화가 완성돼 이 자리까지 오게 돼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도가니'는 2005년 실제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벌어진 장애아 성폭력사건을 그린 영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성폭행을 저질렀지만 가해자들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고 그대로 묻혀진 사건을 공 작가가 소설화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 '김종욱 찾기' 등 주로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공유는 '도가니'에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노력하는 주인공 강인호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꾀했다.

이날 공유는 "연기변신을 의도했다기 보다는 상황이나 시놉시스에 맞게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내 욕심이나 의욕만 앞서 찍은 건 아닌가, 작품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황동혁 감독은 "'스위트 가이' 공유 씨를 처음 만나보고 굉장히 다른 면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군대에서 선물받은 책을 영화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직하고 바른 심성을 그대로 끄집어 낸다면 진지한 역할도 잘 소화해낼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공유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공유는 "영화를 다 찍은 후 팬카페에 '아팠지만 행복했다'는 글을 올렸다. 4개월 가량 촬영을 했는데 이유없이 가라앉고 아픈 적이 많았다"면서 숨겨졌던 아픈 진실을 드러내는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 '도가니'는 내달 22일 개봉된다.

현화영 기자 [e-mail]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