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그리스 등의 청년 실업률이 유럽의 평균 실업률을 끌어올렸다. 앞으로 각국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 고용 창출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청년(15∼24세) 실업률이 지난 6월 20.5%를 기록했다. 청년 다섯 명 중 한 명은 실업 상태인 것이다. EU 국가 전체의 청년 실업자 수는 5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45.7%인 스페인이고, 그 다음이 38.5%인 그리스다. 최근 유로존 재정 위기를 주도하는 국가들이다.
영국은 실업률 19.6%로 EU 평균보다는 낮지만 EU 내에서 고용상태가 좋은 네덜란드(7.1%)나 오스트리아(8.2%)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뜩이나 높은 유럽의 청년 실업률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재정으로 각국 정부의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최고의 경제강국인 독일에서도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등 고용 창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의 고용시장 개혁 부문을 총괄하는 알레산드로 투리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실업률이 머지않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젊은 층 가운데서도 상당수는 임시직이나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 안정을 누리기 힘들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불만을 자극하는 계기만 있으면 이번 영국 폭동과 같은 사태나 대규모 시위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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