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부재 LG에 귀중한 1승 선물
롯데와의 4위 경쟁서 탄력 예고

송신영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5-4로 쫓기던 8회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6타자를 상대로 볼넷과 안타를 각각 1개씩 내줬지만 실점 없이 1과 3분의 1이닝을 막아 LG에 값진 1승을 안겼다.
송신영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4㎞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SK 타자를 압박했다. 송신영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이던 2004년 한국시리즈 이후 이렇게 긴장하기는 처음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심경이 복잡했다. 그래서 더 긴장했던 것 같다”고 이적 후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LG는 5월까지만 해도 2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6월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주전 마무리 투수 김광수가 부진에 빠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결국 LG는 신인 임찬규와 김선규, 이상열, 이동현 등을 상황에 따라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용했다. 시작은 괜찮았다. 임찬규가 신인답지 않은 배짱 투구로 연일 세이브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임찬규가 지난 6월17일 잠실 SK전에서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뒷문은 또다시 불안해졌다.
전반기 마지막 넥센과의 3연전에서는 모두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월 들어 무세운 상승세를 탄 롯데의 추격이 이어지면서 LG는 4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 다급해진 LG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31일 활발한 트레이드로 야구판을 먹여 살리는(?) 넥센과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송신영을 데려왔다.
LG로 이적하기 전까지 송신영은 올시즌 43경기에서 3승1패, 9세이브, 방어율 2.36을 기록했다. 송신영은 손승락이 부상에서 복귀하기 전까지 마무리 공백을 거뜬히 메웠다. 손승락이 돌아온 뒤에는 셋업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송신영은 넥센에서 마지막 세이브를 기록했던 5월 5일까지만 해도 삼성 오승환과 구원 공동 선두(9세이브)였다. 방어율은 0.52를 기록, 1.42였던 오승환을 오히려 능가할 정도였다.
프로 13년차 송신영은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1999년 현대에 입단한 이후 줄곧 스윙맨으로 활약했던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특히 제구력이 돋보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LG의 마무리 투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송신영의 가세로 LG는 롯데와의 4위 경쟁에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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