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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핫무비] '7광구'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재미 or 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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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7-30 16:25:31 수정 : 2011-07-30 16: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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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3D 해양 블록버스터 한국영화 '7광구'(감독 김지훈, 제작 JK필름)가 이번 주 언론과 일반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철저히 양갈래로 나뉘는 추세다.

보통 시사회가 끝나면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흥행여부가 명확히 판가름나기 마련이지만 '7광구'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가 않은 분위기인 것.

기자 역시 '7광구'를 보고난 뒤 느낌이 그랬다. 105분의 러닝타임동안 지루하지 않게 잘 봤다는 느낌이 들기도, 기대했던 것보다 짧고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현재 관객들은 다음주 개봉작 중 단연 '7광구'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포털사이트 영화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 미개봉작 중 유일하게 '7광구'가 랭크돼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시선은 '재미있거나, 혹은 식상하거나' 찬반양론으로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7광구'는 어쩌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을까.

할리우드 오락영화 못지 않은 유머와 볼거리, 그리고 하지원

'7광구'는 제주도와 규슈 사이 한일공동개발구역인 7광구 바다 위에 떠 있는 석유시추선 이클립스호를 배경으로 괴물생명체와 대원들의 숨막히는 혈전을 그린다.

극 초반에는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박철민 송새벽 차예련 등 배우들을 중심으로 캐릭터와 상황 설명에 중점을 뒀고, 중반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괴물이 등장해 서스펜스와 공포, 긴장감을 선사한다.

김지훈 감독은 박철민 송새벽 등 감초배우들을 내세워 긴장감 도는 스토리 곳곳에 유머를 통한 쉼표를 끼워 넣는다. 괴물 앞에서 "박스 치워"라고 말하는 캡틴 '안정만'(안성기 분)의 지시를 "박수쳐"로 알아듣는 박철민의 어이 없는 실수는 극적 긴장감을 해친다는 평도 있지만 안타까움 속에서 터져나오는 폭소가 묘한 기분마저 느끼게 해준다.

함께 일광욕을 즐기거나 바이크 라이딩을 즐기는 등 하지원과 오지호의 데이트 장면은 자칫 어둡고 칙칙해질 수 있는 괴수영화를 밝고 경쾌하게 만든다.

많은 대작영화들이 스펙터클한 규모나 심오한 스토리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정작 관객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던 과오를 미리 인지했는지, 감독은 극 초반 다양한 유머와 볼거리로 관객들의 흥미를 돋구며 이 영화가 철저한 오락영화임을 주지시킨다. 

'7광구'를 그냥 재미삼아 볼 수 있는 오락영화로 생각한다면 '해운대' 못지 않은 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

국내 최초로 IMAX 3D 기술을 도입한 시도 또한 돋보인다. 기대했던 것보다 그리 생생하지는 않았지만 특수효과나 기술에 많은 신경을 썼음이 역력하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올 수가 있구나' 한국영화 기술력의 현주소를 엿보게 한다.

그리고 하지원. 한국영화에서는 극히 찾아보기 힘든 '여전사'의 탄생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의 '길라임'이 꿈에 그리던 액션영화 주인공을 꿰찬 듯, 하지원은 여자가 봐도 멋진 여전사의 모습 그대로다.

오지호와의 일광욕 장면에서 아름답고 탄력있는 몸매를 드러내는가 하면, 마지막 괴물과의 대결에서는 마치 CF의 한 장면이나 홍콩영화를 보는 듯 액션배우의 포스가 철철 넘쳐난다. 이런 장면들을 하지원이 아니라면 과연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곱씹어본다면 하지원의 진가는 금방 드러난다.

(반) 진부한 스토리, 지나치게 빠른 전개

하지만 이런 '7광구'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으니, 바로 스토리와 내러티브의 문제다. 100년이 넘는 영화사를 통틀어 영화에 괴물이나 괴수가 등장하는 경우는 그야말로 '부지기수'였다.

가장 최근 국내 개봉한 괴수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있었고, 심형래 감독이 만든 '용가리'나 'D-War' 또한 공룡영화이긴 하지만 괴수영화의 범주 안에 존재한다.

문제는 새로 나온 영화일수록 앞선 영화들을 오마쥬 삼아 따라갈 것이냐, 따라가되 새로운 스토리로 재구성할 것이냐 하는 데서 기인한다. 철저한 오락영화인 '7광구'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역시 무리였을까.

매 장면마다 '아 저 장면, 어느 영화서 많이 봤는데'란 생각이 스칠 정도로 기존 괴수영화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클리셰들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방해한다. 멀티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 뭐 하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란 무척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괴물의 공격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단순한 내러티브 또한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러닝타임이었다. 영화의 스펙터클한 규모에 비해 100분 남짓한 러닝타임은 짧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막 재미를 느끼려고 하는 찰나에 영화는 이미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기술, 시간, 투자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토리상의 아쉬움은 끝까지 남는다. 영화 이전의 스토리(프리퀄)를 설명하거나 괴물이 생겨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플래시 백도 너무 빠르게 지나가 극의 개연성을 해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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