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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대나무 낚시대 생산…인간문화재 지정이 꿈

옛 그림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대나무 낚시대와 견지낚시를 전통방식대로 제작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 순천시 서며 선평리에서 '승작'이라는 낚시대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문석(51)씨이다.

전남 순천은 이씨의 스승 격인 고 방기섭씨가 1963년부터 2006년 작고할 때까지 전통방식으로 4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통 대나무낚시대 제작을 해 온 곳이다.

대나무낚시대 장인인 고 방기섭씨 작고 후 후계자로 대를 이어 대나무 낚시대를 제작하고 있는 이문석씨가 낚시대 제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순천공고 3학년 재학 때인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순천에서 차량 엔진 등을 수리하는 공업사를 규모있게 운영하던 그의 부친은 낚시광이었다고 한다.

경기도 등지에서 전통낚시대 제작법을 익혀 고향인 순천에 공방을 차린 이씨의 스승 방기섭씨는 이씨의 부친이 운영하던 공업사에서 낚시대 제작에 필요한 도구 등의 제작을 의뢰했고, 이씨의 부친과 방씨는 절친한 술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와의 친분으로 방기섭씨와 인연을 맺은 이문석씨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다니면서 그 자신도 낚시광이 되어갔고, 급기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는 자신이 직접 낚시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따라 방기섭씨의 공방을 찾아 낚시대 제작법을 전수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전통 낚시대에는 주작과 한작이 있다. 함경도 지방에 뿌리를 둔 주작은 투박한 것이 특징이고, 한작은 세련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방기섭씨는 주작과 한작의 장점을 접목한 자신만의 비법으로 대나무낚시대를 제작했다고 한다.

방기섭씨의 공방을 찾아 다니면서 대나무 낚시대 제작 기술을 익혔지만, 이씨는 기능을 전수받는다기보다는 일종의 취미생활로 낚시대 제작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이러한 생활은 그가 대학에 입학해서도 계속 이어졌는데, 방학때 고향에 내려오면 이씨는 방기섭씨의 공방을 찾아 낚시대 만드는 것을 도와주면서 꾸준히 제작법을 익혔다.

이러한 생활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이어졌다.직장에서 공작기계 개발업무를 수행했던 이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방씨의 공방을 찾았고, 낚시대 제작에 필요한 공구들을 직접 제작해 스승격인 방씨에게 주면서 대나무낚시대 만드는 과정을 부분적으로나마 기계화하기 시작했다.

방씨의 공방에 들러 낚시대 만드는 과정을 돕는 그에게 방씨는 우리 전통 낚시대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었고,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런 전수교육이 되었다. 또,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방씨로부터 낚시대 제작과정의 애로사항은 그에게 자신의 전공과 연계해 작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맞춤형 기계제작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당시 방씨의 큰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기능을 전수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스승의 뒤를 이어 낚시대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씨는 방씨가 만든 낚시대를 직장 동료들에게 선물하면서 우리 전통 낚시대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가 스승 방기섭씨 작고 후 대나무낚시대 만드는 것을 생업으로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다.

40년이 넘는 동안 전통 대나무낚시대 만드는 일에 몰두해 왔던 그의 스승 방기섭씨의 꿈은 인간문화재로 지정받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대나무 낚시대 제작의 최고 장인이었던 그의 스승은 끝내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하고 회한 속에 생을 마쳐야 했다.

전통 낚시대 제작에 대한 문헌적 기록이 빈약하다 보니 방씨의 작업은 전통성을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2006년 작고한 방기섭씨의 소망은 인간문화재로 지정을 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스승의 소망을 알고 있었기에 이씨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방씨가 인간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수집한 자료들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끝내 문화재로 지정받을 수는 없었다.

전남공예조합장을 역임하는 등 공예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방씨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일을 해왔던 사람들이 속속 인간문화재로 지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 지정에서 제외되자 실의에 빠져 작고하기 2~3년 전부터는 아예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통 낚시대에 대한 문헌적 기록이 전무한 상태에서 분리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방씨의 낚시대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느니, 일본식 낚시대라느니 하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도지정 문화재 지정도 받아낼 수 없었다는 것이 이씨의 전언이다.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와 하던 방씨는 2003년 이후 낚시대 제작을 사실상 접어버리고 술로 세월을 보내다 2006년 갑작스레 작고한다.

"선생님이 작고한 후 아들이 당연히 가업을 이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나무낚시대 제작으로 생계유지가 어렵자 접어버렸다. 대나무 낚시대 제작의 맥이 끊긴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하기로 결심했다.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선생님의 모든 유품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대나무낚시대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 이씨의 전통 대나무낚시대 제작은 올해로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이씨는 "낚시로 인해 새 인생 살고 있다"고 말한다.

낚시대 제작에 본격 뛰어들기 전, 그 역시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모든 재산을 날리고 고향에 정착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에게 대나무낚시대 제작을 권유한 사람은 그가현재 양어머니로 모시고 있는 고 방기섭씨의 부인이었다.

"어르신이 못다 한 것을 이루고 싶다. 어르신이 못다 한 도 지정 문화재라도 지정받아 어르신의 명예를 회복해 드리고, 견지대와 대나무낚시대가 우리 전통의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국내 유일의 대나무 낚시대 장인인 이문석씨의 말이다.

◆대나무 낚시대 만드는 법

낚시대 완성까지 180번 이상의 손질 필요

카본낚시대에 밀려 사라진 대나무 낚시대 제작에는 180번 이상의 손질이 필요하다. 낚시대의 원료가 되는 대나무는 식물의 물이 빠진 10월 중순에서 이듬해 2월까지 사이에 채취한 대나무와 시누대가 사용된다.

시누대의 경우 바닷가 근처에서 햇볕을 받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자란 것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건에 맞는 대나무는 순천 및 벌교 인근지역에서 주로 채취되기 때문에 순천은 대나무 낚시대를 만들 천연의 여건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채취한 대나무는 햇볕에 2개월정도 말린 후 음지에 보관하는데, 채취후 1년반 이상 지난 대나무를 사용해 낚시대를 제작하게 된다.

낚시대 제작에 사용되는 시누대의 경우 2~3년생을 표준품으로 사용하고, 3~5년 된 것은 부분 부분을 사용하게 되는데 주료 고가 제품에 들어간다. 건조 과정에서 대나무는 6개월 단위로 3번을 구워서 바늘처럼 반듯하게 편다.

건조가 완료된 대나무는 선죽 및 재단을 거쳐 용도를 정하고, 선죽이 끝난 대나무는 막힌 구멍을 뚫는 관통과정을 거쳐 불을 이용해 다시 반듯하게 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이 마무리되며 실제로 사용코자 하는 길이만큼 대나무를 절단하고, 부분 부분을 조립했을 때 파손되지 않도록 명주실로 감아주는 권사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 작업은 제품의 질을 결정하는 작업으로 고르게 실이 감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사작업을 마친 대나무는 구멍가공을 하는데 이 작업은 휨이나 탄력을 맞추기 위한 작업이다. 구멍가공이 끝나면 낚시대를 끼워 맞추는 암수합세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낚시대의 형태가 갖춰지게 된다. 이렇게 제작된 낚시대는 조합상태에서 탄력은 적당한지 등을 알아보는 교정작업을 거쳐 하나의 낚시대가 탄생하게 된다.

이후에도 도장과 연마, 최종 도색 및 광택작업을 마무리해야 비로소 작품으로서의 낚시대가완성된다.

◆대나무 낚시대의 특징

진공상태 유지해 손맛 뛰어나

대나무로 만든 낚시대는 일반적인 카본 낚시대가 접이식인데 비해 꼽기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꼽기식 낚시대는 7~80mm가 겹쳐져 진공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카본낚시대에 비해 대의 탄력과 복원력이 뛰어나고 고기 제압력이 좋다.

접이식 카본 낚시대의 경우 2~30mm만 겹쳐져 진공이 안되는데, 최근에는 카본낚시대도 꼽기식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카본낚시대의 경우 원단에 따라 강도가 결정되는데, 대나무낚시대는 대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대나무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품질이 결정된다.

대나무낚시대의 손잡이는 분죽이나 왕대, 오죽, 구합죽(포대죽), 청죽 등을 사용하고, 손잡이를 제외한 초릿대는 분죽, 맹종죽, 왕죽을 주로 사용한다.

순천=류송중 기자 nice20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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