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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신도시 마을·도로이름 짓기 ‘어렵네’

입력 : 2011-07-14 01:44:55 수정 : 2011-07-14 01: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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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들은 “지역 고유명칭 살리자”

입주민들은 “어감 안좋다” 맞서
경기도 광교와 김포, 판교 등 조성이 마무리돼 가는 2기 신도시의 마을이나 도로 이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입주 예정자와 원주민·지역문화연구기관이 마찰을 빚고 있다. 원주민과 지역문화연구기관은 지역 특색이나 역사성 등의 고유명칭을 원하지만, 입주자들은 현 상태에 맞는 이름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수원과 성남 등 경기도 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관할 지역 내 2기신도시 조성사업이 마무리되어 감에 따라 정부의 새 도로명 주소사업에 발맞춰 신도시마을(아파트단지)이나 도로 이름을 짓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양곡지구의 경우 지난달 23일 주민 설문조사 결과와 지역성을 토대로 ‘오라니’와 ‘가오대’, ‘구지’, ‘마리미’, ‘대마산’ 등의 마을 이름을 결정·고시했다. 이들 명칭은 옛 장터나 수려한 구릉 등 역사성이나 지역의 특색을 살린 것으로 예로부터 불려왔다. 특히 ‘오라니’는 3·1운동 당시 김포 지역에서 처음 항일운동이 일어났던 ‘오라니 장터’에서 유래한 마을 이름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은 어감이 안 좋다며 이들 마을 명칭을 설문조사 순위에 따라 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김포시는 지명위원회와 입주 예정자 간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시는 현재 주민 의견에 따라 마을명 재심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판교신도시에서도 최근 성남시가 연안 이씨 중시조인 연성군 이곤의 묘가 있는 도로명을 ‘연성로’로 정했으나 판교입주자들의 강한 요구로 지난달 30일 ‘서판교로’로 이름을 바꿨다.

수원시는 광교신도시 분양 당시 붙였던 ‘에듀타운’과 ‘웰빙타운’ 등의 이름을 ‘호반마을’, ‘참살이마을’ 등 순우리말 명칭 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분양 시 광고했던 그대로 명칭을 유지해 줄 것을 수원시에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 시가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향토문화연구소 관계자는 “경기도 내 각 지역이 택지개발 등으로 개발되면서 고유의 역사적 명칭이나 지역 특색을 띤 이름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각 지역의 명칭들은 그 지역의 특색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민족의 역사와 혼이 흐르고 있는 만큼 개발에 상관 없이 지켜 후대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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