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3선 김효석도 “수도권 출마” 민주당 호남 중진의 ‘탈(脫)호남론’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다. 이번엔 호남 3선인 김효석 의원(전남 담양·곡성·구례)이 가세했다. 10일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출마’를 전격 선언한 것이다. 전북 4선인 장영달 전 의원의 최근 ‘영남 출마’ 선언에 이은 ‘탈호남 행렬’이다.
이들보다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이 2년 전 당 대표 시절 이미 ‘19대 호남 불출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타 호남 중진에 대한 ‘물갈이 압박’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탈호남 ‘유행’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없지 않다. 내년 총선 재공천이 어렵다고 판단한 호남 다선 의원이 물갈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 야당에 유리하게 흐르는 수도권 민심을 계산해 ‘말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중원 싸움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역구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 밤 김 의원에게서 이런 얘기를 전해 듣고 “그런 결심을 해줘서 고맙다”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호남 물갈이론’은 선거 때마다 어김 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하지만 내년 총선이 대선으로 가는 길목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이번에야말로 뼈를 깎는 자기 쇄신으로 ‘감동’을 줘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광주·전남 지역에선 ‘3선 이상 용퇴론’, ‘지역 기여도가 낮은 의원의 공천 배제론’까지 나오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광주는 8석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5선이 1명, 재선 3명, 초선 4명의 분포다. 전남은 전체 12석 중 11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5선 1명, 3선 4명, 재선 4명, 초선 2명이다. 그러나 호남 내 반발 강도가 만만치 않아 ‘탈호남 움직임’이 대세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이런 관측에도 ‘사지(死地) 출격’ 흐름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수도권 재선 출신인 김영춘 최고위원은 부산 출마를 선언했고, 수도권 3선에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도 고향인 대구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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