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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환원 첫날… 되레 내린 ‘묘한 기름값’

입력 : 2011-07-08 08:37:58 수정 : 2011-07-08 08: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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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판매가 ℓ당 1.83원 ↓… ‘인상폭탄’ 없어 기름값 할인기간이던 지난달 국제 유가는 떨어지는데 국내 기름값은 거꾸로 오르는 ‘비대칭성’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는 일부 정유사들이 할인정책 환원 이전에 가격을 미리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름값 100원 인하 조치가 끝난 7일 비난여론을 의식한 정유사와 주유소의 눈치보기 속에 우려했던 ‘기름값 인상 폭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비난여론이 잠잠해지고 주유소 재고분이 소진되는 시점에 이르면 기름값 급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전히 ‘묘한 기름값’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 무연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3.32원 오른 1921.74원으로 3주 연속 상승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ℓ당 5.13원 오른 1746.38원을 기록해 역시 3주 연속 올랐다.

반대로 국내 휘발유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국제 휘발유 가격(옥탄가 92)은 6월 한 달간 3.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조치가 실시된 4월 첫째주 대비 6월 셋째주의 기름값 인하폭과 6월 넷째주의 인하폭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일부 정유사가 기름값 환원 직전에 이미 인상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펄쩍 뛰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2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고, 환율과 국내 정치·경제적 상황 등이 얽히면서 결정되는 복잡한 가격결정 구조를 무시한 채 단순하게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올랐는데 국내 기름값은 내리는 비대칭성도 수없이 많다”고 반박했다.

◆잠시 멈춘 ‘시한폭탄’

이날 주유소에서 파는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애초 2000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떨어졌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1.83원 내린 1920.03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가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할인조치가 끝나고 첫날인 이날부터 공급가를 올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던 다른 정유사들 역시 아직까지는 공급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주유소들도 기름값을 올리지 않고 관망 중이다. 특히 공급가 할인이 아닌 사후 카드정산 방식을 택한 SK에너지 주유소들은 100원 카드 할인이 끝나면서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나머지 주유소들도 판매가격을 단번에 올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주유소들은 3개월 전 인하 시에도 재고 소진을 이유로 가격을 단번에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적인 비축유 방출로 국제 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도 할인 종료 이후 급격한 가격 인상을 막고 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수그러든 틈을 타 정유사들이 공급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데다 주유소들도 재고가 소진되는 2∼3주 후에는 판매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가격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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