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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의 영화음악이야기]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입력 : 2011-06-30 20:13:57 수정 : 2011-06-30 2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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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적 긴박감을 구축 마블 코믹스의 간판 시리즈 ‘엑스맨’은 점점 과거로 향해가고 있다. 울버린의 기원을 파헤친 데 이어 이번에는 영원한 숙적관계인 두 군단의 우두머리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시작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의 냉전체제를 배경으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의 혈투가 ‘스타더스트’, 그리고 ‘킥애스’를 통해 주목받은 감독 매슈 본에 의해 그려진다. 차별받고 있음에도 평화적 해결을 원한 프로페서 X는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그리고 전복을 원하는 매그니토는 맬컴 X를 떠올릴 법도 하다. 마이클 파스빈더, 케빈 베이컨과 같은 명배우들의 활약을 비롯해 과거 시리즈의 배우들 또한 재치 있게 배치해 놓았다.

1편의 마이클 케이먼 이후 회를 거듭하면서 작곡가도 항시 교체됐는데, 본 사운드트랙은 감독과 이미 ‘킥애스’에서 호흡을 맞춘 헨리 잭맨에 의해 완성됐다. 감독과 작곡가 모두 안티히어로물에서 본격적인 히어로물로 포지션을 변경한 셈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음악가족 출신인 헨리 잭맨의 조부 빌 잭맨은 비틀스의 노래 ‘웬 아임 식스티포’의 그 유명한 클라리넷 간주를 연주한 인물이기도 하다.

클래식을 전공한 헨리 잭맨은 자신의 솔로앨범을 비롯해 마이크 올드필드, 아트 오브 노이즈, 그리고 엘턴 존의 앨범에서 활약한 바 있다. 한스 짐머를 멘토로 함께 몇 편의 블록버스터 사운드트랙을 작업했고, ‘몬스터 vs 에일리언’ ‘걸리버 여행기’ 등의 할리우드 작품들로 서서히 인지도를 쌓아갔다. 오케스트라 지휘는 한스 짐머와 함께 걸작 ‘더 록’ 사운드트랙을 만들었던 닉 그리니스미스에 의해 진행됐다. 참고로 미국반과 유럽반의 앨범 커버가 다르다.

서서히 곡을 끌어올리는 스트링과 강렬한 기타 톤이 융합된 메인 테마 ‘퍼스트 클래스’를 사운드트랙의 기본 뼈대로, 특유의 반복구가 전개되는 ‘라이즈 업 투 룰’, 그리고 ‘콜드 워’와 같은 트랙들이 블록버스터적 긴박감을 구축해 낸다. 주인공들의 훈련 장면에 사용되는 ‘엑스 트레이닝’은 전자비트와 기타의 활용이 돋보이는 현대적 편성으로 구성해 놓기도 했으며, ‘쿠데타’에서는 묵시록적 합창구 또한 확인할 수 있다. 기타를 감성적인 부분과 다이내믹을 요구하는 부분 모두에 적절하게 운용해냈는데, 이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편성된 전기기타의 훌륭한 예시로 적용될 만하다. 기타는 오케스트라가 불타오르게끔 만드는 역할 또한 해낸다.

부커 티 앤드 더 엠지스의 ‘그린 어니언’, 그리고 붉은군대합창단의 소련국가 또한 영화 속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소비에트’ 시절의 국가는 현재 ‘러시아’로 부분 개사되어 여전히 국가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이 돌연변이들 역시 자신의 특수한 능력 때문에 고통받고 그것을 숨기려 한다. 비스트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으며, 하복의 경우 주변에 트러블을 일으키기 때문에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매그니토는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어머니가 사망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진짜 자신의 모습과 주변에서 바라본 자신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성장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특별한 이들이 겪는 비극 혹은 차별은 비단 영화 속 얘기뿐만은 아닐 것이다.

불싸조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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