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이런 선택은 한쪽 눈의 실명이라는 한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뭉쿨하게 다가온다. “고통이 피워 낸 꽃 같은 미소라 할 수 있지요.” 그는 서양의 색과 동양의 선의 조화를 즐기고 있다. 그만큼 스마일의 다양한 변주가 펼쳐진다.
색도 쓰다 보니 우연하게도 보라색 색조가 주조를 이뤘다. “저도 왜 그리 됐는지 알수가 없네요. 보라빛 향기 같은 것이지요.” 남녀가 사랑을 나눈 후의 미소는 대작이 되어 한 벽면을 차지했다. 만족스러운 남성과 새침한 여성의 미소가 재미있다. 온갖 미소가 모아진 작품은 그야말로 ‘웃음 만다라’다.
작가는 처음엔 어린아이 그림공부책을 모아 그림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어린이용 각종 스티커를 모아 탐구도 했다. 동심의 눈으로 다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다. 그의 작업실 중심엔 어린 딸이 그린 그림도 걸어 놓았다. “순수를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휴식과 감동을 주는 것이 순수라고 생각해요.” 그는 이제 화폭을 통해 세상에 순수와 웃음을 전하는 전도사를 자임한다. (02)540-3714
편완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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