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조선대 김기삼 전 총장, 2004년 광주대 김인곤 전 이사장, 2005년 호남대 이수일 전 총장에 이어 임상규(전 농림부 장관) 순천대 총장까지 10년새 4명에 이르고 있다.
2004년 검찰 수사 도중 자살한 박태영 전 전남지사까지 합하면 유력인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임 총장은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와 부산저축은행 예금 특혜인출 의혹을 받으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국내담당 2차장을 지낸 이수일 전 호남대 총장은 안기부ㆍ국정원 도청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3차례 조사받은 뒤 2005년 11월 총장 관사에서 목을 매 숨졌다.
임 총장과 이 전 총장의 사례는 중앙 부처ㆍ기관 출신 인사가 총장으로 기용됐다가 전임 업무 관련 수사의 영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다.
유력인사의 총장 취임은 당사자나 대학 측에 윈-윈의 방편으로 여겨진다.
대학 측에서는 대외 영향력을 높일 수 있고, 해당 인사들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 명예 등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1999년 7월 서울 자택에서 투신한 조선대 김 전 총장은 공직 출신은 아니지만, 대학 운영 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중 숨진 2명의 전 총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편, 김인곤 이사장은 2004년 4월 자신이 설립한 광주대에서 투신해 충격을 줬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이사장의 사망에는 당시 지인들의 잇따른 사망, 신입생 감소 등으로 인한 대학 운영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역 대학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배경이 오히려 좌절감이 몰려왔을 때 스스로 견뎌내는 힘을 키우기에는 불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린 이들이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나간다'는 등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