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여서 술을 마시기 힘들지요?”
“말레이시아는 세계 10대 음주 국가입니다.”
다문화복합사회인 말레이시아. 술을 좋아하는 일부 남성들이 ‘음주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여행 대상지에서 제외할 정도로,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색채가 강한 곳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세계 10대 음주 소비국가다. WHO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5억 달러(약 5500억 원)에 이르는 술을 소비했다. 개인당 도수 높은 알콜과 맥주 소비량은 각기 7리터에 11리터에 달했다. 전체 인구 2700만 명으로 열대지역에 위치한 나라의 알콜 소비치고는 많은 편이다.
예상보다 많은 알콜 소비량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우려하고 있다. 행 세아이 키 말레이시아 여성가족부 차관은 23일 “음주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정도”라며 “음주로 인해 건강을 잃는 이들이 늘고,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여성가족부는 마약남용방지협회와 금주운동 등 시민단체가 올해 10 차례 개최하는 세미나 ‘음주 감소로 건강 생활 촉진’를 후원하기로 했다. 또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타밀어로 된 책자를 만들어 알콜 남용 방지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폭음 대상자로 파악되는 중국계와 인도계 주민 계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싱가포르=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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