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노조는 12일 "간부의 아이템 교체 지시에 불응한 PD수첩 이우환 PD를 경인지사로, 이 문제와 관련해 시사교양국 PD를 대표해 간부를 면담한 한학수 PD를 용인드라미아로 발령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 PD는 24일 방송 예정으로 '남북경협 중단, 그후 1년'이라는 프로그램을 담당부장과 협의 후 준비 중이었으나 윤길용 시사교양국 국장으로부터 "시청률 흡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이템 교체를 지시받았다. 이 PD는 재고를 요청했고 윤 국장은 9일 "만약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편성제작본부에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간부들이 PD들의 아이템 선정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적절한 설명도 없이 인사를 냈으며 이는 인사발령 뒤 6개월 이내에는 전보 등 재인사를 할 수 없다는 사규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일반적인 인사 조치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인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절적한 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인력 수급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인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며 "PD와 기자가 시교국에서 제작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적절치 못하다. 용인드라미아는 드라마 세트가 모인 곳으로 MBC가 글로벌 한류로 나아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전직 기자가 단장을 맡고 있다. PD와 기자적 마인드로 한류 사업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MBC는 2월 최 PD를 비롯한 6명을 인사 조치했다. 그러나 시사교양국 PD의 집단 반발이 계속되자 3월 간부 측이 한발 물러섰고 2명의 PD를 프로그램에 복귀시켰다. 복귀된 2명 중 한 명이 이 PD다.
이우환 PD는 언론노조 사무처장 출신으로 PD수첩에서 '쌍용 해고노동자' 등을 제작했다. 한학수 PD는 총제작비 12억원이 투입된 '아프리카의 눈물' 등을 연출했다.
한편, 시교국 PD들은 13일 오전 총회를 열어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