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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설계한 건축가 사프디 방한 “한국의 놀라운 건설기술 알고 싶어”

입력 : 2011-05-12 21:36:25 수정 : 2011-05-12 2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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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층건물 전통과 조화 필요
외아들,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모쉐 사프디(사진)는 이 시대의 아이콘이다. 대표작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조립식 공동주택 ‘해비타트67’. 독특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의 이 건축물은 캐나다를 상징하는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09년 캐나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이다.

지난해 쌍용건설이 완공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도 그의 작품이다. 이 호텔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건물로 유명하다.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그가 지난 10일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첫 방문이다. 한국 방문의 목적은 무엇일까.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쌍용건설과의 ‘인연’을 방한 이유로 들었다.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얘기였다. 그는 설계 도면대로 건축물이 지어지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발주처는 혁신적인 건축을 원했고 그 결과가 마리나베이샌즈호텔입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설계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설계를 해놓고도 이게 과연 지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습니다. 통상 시공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설계도면이 바뀌는 일은 많습니다. 하지만 쌍용은 달랐습니다. 이 회사의 놀라운 기술 덕에 설계도면 그대로 호텔이 지어졌습니다.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기술력을 갖고 있는 나라를 찾아와 저력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고 했다. 그의 외아들이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고 했다. 한국은 며느리의 나라인 만큼 언젠가는 꼭 한번 찾아오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구잡이로 올라선 건축물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서울엔 40∼60층 규모의 고층건물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축물들을 개별적인 요소로 바라봐선 안 됩니다.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해 총체적인 도시의 모습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이런 조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짧은 일정이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고 싶어 고궁 등을 둘러봤습니다. 한국의 전통 건축물은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오래된 건축물들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건축물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그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축공사를 두고 몇 개 업체와 설계 수주 경쟁을 하고 있다”며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들어서면서 서울에 도착했음을 자연스럽게 느꼈던 것처럼 한국만의 냄새가 나는 공항을 설계할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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