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누구나 다 복(福)을 누리며 오래도록 병 없이 잘 살기를 원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누릴 수 있는 복(福) 중에는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등 오복(五福)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최상의 복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수(壽)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민화에서 이러한 오복 중의 첫째인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그림으로는 앞서 이미 소개한 장생도,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와 이번에 소개할 신선도(神仙圖) 등이 있다.
신선도(神仙圖)에 등장하는 신선으로는 중국의 노자(老子), 하마선인(蝦?仙人), 동방삭(東方朔), 서왕모(西王母), 수성노인(壽星老人) 등을 비롯하여 종리권(鍾離權) 등 팔선(八仙)을 들 수 있다. 신선도에 등장하는 신선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노자(老子)는 중국 초나라 고현(古縣)사람으로 주(周)나라에서 천문, 점성 등을 연구하는 사관(史官)이었다. 노자가 청우(靑牛)를 타고 쇠망해가는 주(周)나라를 떠나 진(秦)나라로 들어가는 길목인 함곡관에(函谷關)에 이르렀을 때 관문지기 윤희(尹喜)가 제자가 되기를 원하자 이에 노자는 5,000언(言)으로 이루어진 도(道)와 덕(德)을 담은 도덕경을 남기고 훌쩍 함곡관을 떠났다는 전설이 전한다. 그래서 노자(老子)가 소를 탄 모습을 묘사한 노자기우도(老子騎牛圖)가 그려진다.
그리고 하마선인(蝦?仙人)은 중국 오나라의 대신 유해(劉海), 곧 갈현(葛玄)을 일컫는데, 유해(劉海)는 신선술에 능하였으며 세상 어느 곳에나 태워다주는 세발 두꺼비를 가지고 있었는데 가끔 두꺼비가 우물로 도망치면 금화(金貨)를 줄에 달아서 다시 잡아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민화에서 하마선인도(蝦?仙人圖)를 그릴 때는 갈현과 두꺼비가 함께 그려진다. 동방삭(東方朔)은 한(漢)나라 무제(武帝)때 해학과 변설에 뛰어난 재담꾼으로 높이가 이십 이 만 리나 된다는 중국의 상상의 산, 곤륜산[崑崙山]의 서왕모 거처에 있는 요지(瑤池) 주변에 열린다는 천도(天桃)를 열 개 훔쳐다 먹고 삼천갑자를 살았다고 하여 장수의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민화에서 동박삭은 대게가 천도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신선도(神仙圖)는 불로장생(不老長生)과 무병장수(無病長壽)의 기원을 담은 그림으로서 노인들의 생신, 회갑, 설날에 선물로 주고받던 그림이며 대게가 노인방을 장식했던 그림이라 하겠다.
조선민화박물관 관장 오석환 http://www.mi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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