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장 “값은 말 안했다” 도입기종 내년 10월쯤 결정
노대래(사진) 방위사업청장이 신형 아파치(AH-64D) 헬기 36대 도입과 관련,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격을 대폭 낮춰 허위보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방사청 주요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노 청장에게 “대통령 보고 당시 청장이 아파치 헬기를 대당 392억원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437억원으로 평가했는데 왜 다르게 보고했느냐”고 캐물었다. 유 의원은 또 “미국은 대만에 아파치 헬기를 대당 8440만달러(약 918억원)에 판매했다”면서 “보고가 사실이면 우리는 대만이 구매한 가격의 42.5%에 살 수 있다고 보고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방사청장의 대통령 허위보고 논란이 불거지자 정재운 방사청 대변인은 “4일 대통령 보고 때 구체적인 기종이나 수량 등을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실 측은 그러나 “군의 아파치 헬기는 구형이 아닌 신형 구매를 추진 중이다. 방사청장이 보고한 가격은 비현실적이다. 아파치 헬기 통신체계와 후속 지원 등이 포함되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가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체 관계자는 “대만의 구매 비용이 다소 비싼 데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었기 때문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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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스텔스 전투기와 대형 공격헬기 도입사업 등 방위사업청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파치급 대형 공격헬기 36대도 내년 10월 기종선정과 함께 계약된다. 방사청은 “한국형 공격헬기(KAH)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이전 추진 등을 고려한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5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국산 T-50 고등훈련기 판매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청장은 “우리가 스텔스기로 (미국) F-35 기종을 결정한다면 T-50을 절충교역 대상으로 제안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의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를 구매할 때 관련 기술을 이전받거나 우리 무기 등을 맞수출하는 등 반대급부를 받는 거래 방식이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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