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음악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다. 논란 속에 진행된 지난 27일 방송분 시청률이 13.7%(AGB닐슨리서치·전국 기준)로 KBS 2TV ‘해피선데이’ 19.8%를 바짝 추격했으며 SBS 유재석의 ‘런닝맨’ 11.2%를 따돌리며 폐지 위기설을 무색케 했다.
‘나가수’ 위기 극복의 원천은 정상급 가수들이 음악으로 전하는 감동이었다. ‘나가수’는 한 달간 재정비 기간 동안 문제가 된 대전 방식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나가수’가 보여준 반전과 일련의 논란은 가능성을 확인시킨 동시에 뼈아픈 자기반성, 대전방식 개선 과제를 확인시켰다. 최근 오디션 열풍이 거센 가운데 ‘나가수’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나가수’ 위기 극복의 원천은 정상급 가수들이 음악으로 전하는 감동이었다. ‘나가수’는 한 달간 재정비 기간 동안 문제가 된 대전 방식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나가수’가 보여준 반전과 일련의 논란은 가능성을 확인시킨 동시에 뼈아픈 자기반성, 대전방식 개선 과제를 확인시켰다. 최근 오디션 열풍이 거센 가운데 ‘나가수’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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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서 열창하는 가수들. 왼쪽부터 이소라, 정엽, 김건모,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
◆최고 가수가 선사한 감동무대
‘나가수’의 강점은 단연 최고로 불리는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다. ‘나가수’는 명곡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것도 국내 내로라는 보컬리스트가 총출동했으니 좋은 노래와 보컬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김건모와 함께 첫 번째 탈락자 정엽을 비롯한 7인의 가수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7인의 가수들은 단 한 곡을 위해 2주간 공들여 준비한 무대를 관객 앞에 정성껏 꺼내 놓았다. ‘곡 바꿔 부르기’ 미션으로 진행된 무대에서 가수들은 다른 사람의 노래를 각자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감탄케 했다. 시청률 상승은 현장의 긴장감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건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내가 왜 재도전을 했을까?”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지난 논란을 상기시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백지영은 경연 날 리허설 무대에서 “머릿속이 하얗다”며 당황스러워했고 “‘나가수’로 인한 부담과 욕심은 다른 스케줄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극찬을 쏟아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yang8107)” “노래를 듣는 동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ejl001)”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몰입했다(whdydgskql)” “재정비 기간 동안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빨리 보고 싶다(acdbjk)” 등 호평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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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수다’ 재도전 논란 이후 인터넷에는 이를 빗댄 패러디물이 봇물을 이뤄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
‘나가수’는 박정현과 김범수,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이소라, 정엽 등 7명의 가수들이 노래를 불러 500명 청중평가단이 심사를 받고, 최하위 점수의 가수가 탈락하고, 새 가수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난 논란으로 탈락자 김건모의 재도전을 허락한 제작진, 재도전을 받아들인 김건모, 감정적으로 대응한 출연진 모두 상처를 입었다. ‘나가수’는 김영희 PD 경질사퇴, 김건모 자진 하차에 이어 PD 교체까지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을 거듭했다. 이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단 한 번의 실수에서 비롯했다.
‘나가수’는 톱가수들이 서바이벌을 통해 자웅을 겨룬다는 내용으로 팬들은 물론 가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정상급 톱가수들도 청중평가단으로부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하면 가차 없이 프로그램을 떠나야 한다는 원칙은 화제성의 근원이다. 예측불가의 탈락자를 두고 난무했던 스포일러 역시 그에 따른 관심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방송에서 제작진이 첫 번째 탈락자로 선정된 가수 김건모에게 재도전 선택 기회를 주고, 김건모가 이를 수락하면서 ‘나가수’가 내세운 원칙은 무너지고 말았다. ‘나가수’는 이날 방송에서 “다른 가수들에게도 재도전 선택 권한을 주겠다”며 대전 방식의 변화를 공식화했다. 단번에 서바이벌의 기본원칙을 깨버리는 위험한 결정이었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은 거셌다. 인터넷에는 김건모의 재도전을 비꼰 패러디물이 봇물을 이뤘고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서바이벌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한 존속이 불가능한 게임방식이다. 특히 ‘나가수’의 서바이벌은 평가의 객관성을 떠나 톱가수 입장에서 탈락 시 대중에게 부정적 잔상이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고 톱가수끼리의 서바이벌이 직업가수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서바이벌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는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나가수’가 애초 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하지 않았으면 현재의 화제성을 담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가창력을 앞세운 가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그들을 전면에 등장시켰던 ‘나가수’는 그 시도만으로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나가수’가 서바이벌을 배제했다면 90년대 가수들을 등장시킨 여타 가요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아 서바이벌은 결론적으로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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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기적의 오디션’, 엠넷 ‘슈퍼스타3’, tvN ‘오페라스타 2011’ ‘코리아 갓 탤런트’ 등 서바이벌을 근간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잇따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
방송 4회를 맞은 ‘나가수’가 정상화되려면 출연자 섭외의 어려움부터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나가수’에 대한 부담스런 시선 때문에 이미 많은 가수들이 출연에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나가수’가 실추된 이미지를 복구하고 톱가수 서바이벌이 지닌 매력도를 극대화하는 관건은 출연진들이 탈락에 대한 두려움을 얼마나 유연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나가수’는 한편으로 아이돌 그룹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창력 있는 가수가 저평가받는 가요계의 고육지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남재일 교수는 “탈락 가수의 재도전에 대중이 분노하는 정서는 탈락자를 선택할 시청자 고유 권리, 자유재량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했다”며 시청자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제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시청자들의 호응으로 간신히 추스른 ‘나가수’가 한 달이란 재정비 기간 동안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지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탈락자 선정 등 서바이벌 과정이 시청자로부터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느냐가 ‘나가수’를 비롯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서바이벌이란 장치에 시청자가 얼마나 동의하고 호응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최근 서바이벌이 유행처럼 제작되는 상황에서 이번 ‘나가수’ 사태는 ‘서바이벌 방식에서 탈락자 선정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어떻게 확립해야 하느냐’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은나리 세계닷컴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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