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이런 얘기를 토로했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이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김 위원장과 만나 나눈 ‘비화’의 일부분이다. 정 명예회장의 6남인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녹화방송된 MBC ‘일요인터뷰’에서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아버지께서 북한을 다니면서 김 위원장을 만나 식사도 하고 대화도 많이 하셨는데, 한번은 김 위원장이 ‘어디 가면 주민들이 많이 나와 환영하지만, 실제로는 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 명예회장에게 “잠을 자면 돌팔매 당하는 꿈을 꾼다”며 “첫번째가 미국 사람, 두번째가 남한, 세번째가 북한 주민이 돌을 던지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전 대표는 “북한 현실이 절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역시 남북관계가 잘 되려면 김 위원장과 대화가 잘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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