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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신정아 덫에 걸리나

입력 : 2011-03-22 18:00:43 수정 : 2011-03-22 18: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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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취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앞에 새로운 화근(禍根)이 나타났다. 신정아의 ‘입’이다.

 2007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 등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가 22일 내놓은 자전 에세이 ‘4001’에서 10쪽에 걸쳐 정 위원장에 대한 얘기를 노골적으로 적어 파문이 예상된다.

 신씨는 에세이에서 2005년 서울대 총장이던 정 위원장과 처음 만난 이후 정 위원장으로부터 서울대 미술관장직과 교수직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2007년 ‘신정아 사건’ 발생 시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정 위원장은 “서울대의 채용 시스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신씨는 정 위원장 해명에 대해 “실소가 나왔다. 켕기는 것이 있으니 저러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썼다. 또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혹평했다.

 낯이 화끈거리는 몇몇 대목도 있다. “나를 만나려고 일을 핑계로 대는 것 같았다”, “정 총장이 나를 만나자는 때는 늘 밤 10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에세이는 전했다.

 정 위원장은 신씨에게 한방 먹은 셈이다. 정 위원장 측은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고 발끈했다. 그러나 곧고 참신하다는 이미지가 자산인 정 위원장에게는 신씨의 말이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초과이익공유제 싸움도 부담인데, 신씨의 덫에도 걸리게 됐다. 정 위원장을 통해 대권구도를 다각화하려 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듯하다.

 정 위원장은 전날 이 대통령에게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동반성장 문제는 정 위원장이 흔들림 없이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알렸다. 사실상 정 위원장이 사표를 낸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반려한 모양새다.

 일단 이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밝혔으나 이는 신정아 에세이 파문이 터지기 전의 일이다. 상황이 악화하면 정 위원장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 공을 들여온 정 위원장의 4월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도 확실히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의 오락가락 행보에 너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예전 총리 사퇴 여부를 놓고도 사표 제출과 반려라는 갈지자 행보의 전례가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도 “이번에 ‘차일디시’(어린애 같은) 행동을 보고 영입 반대론자가 많다”며 정 위원장을 때렸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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