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참사로 초토화된 일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슬픈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9일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미야기(宮城)현 이시마키(石券)시 가마야(釜谷)에 있는 오카와(大川)초등학교는 전교생 108명 중 24명만 생존이 확인됐으며 80%에 가까운 84명은 사망했거나 행방불명 상태다.
이 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특히 큰 것은 학생들이 종례를 마치고 교실을 빠져나가던 때 지진과 쓰나미가 덮쳤기 때문이다.
지진이 일어난 것은 학교버스가 출발하기 30분 정도 전이었다. 지진이 난 후 교사들이 학생들을 학교 마당에 모아놓고 일일이 체크하던 중 쓰나미가 몰려왔다.
쓰나미는 교정의 아이들을 휩쓴 뒤 2층인 학교 건물의 지붕 가까이 차오르며 건물을 집어삼켰다.
6학년 카노 아이코(12)양은 곧 디즈니랜드에 간다는 생각에 한창 꿈에 부풀어 있던 차에 쓰나미에 희생당했다.
할머니 다키코(61)씨는 "아이코가 용돈을 모아서 친구 두명과 함께 다음달 1~2일 디즈니랜드에 놀러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세 명이 결국 쓰나미에 휩쓸려가 버렸다"며 울먹였다.
다키코씨는 "아이코가 교복을 준비하고 새 자전거를 사서 언니와 함께 중학교에 갈 생각에 즐거워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망자의 시신은 검시를 거쳐 가족들에게 인계되는데 아이코양의 경우 검시 인력의 부족으로 여전히 시신 안치소에 머물러 있다. 가족들은 아이코양이 입을 예정이던 교복을 가지고 시신을 지키고 있다.
"2중 점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던 아이코양의 남동생 유우토(8.2학년)군은 아직 시체도 발견되지 않은 행방불명 상태다.
2학년인 곤노 마코토(9)군의 부모는 지진 발생 후 2일이 지난 13일 직접 수색작업을 통해 아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교정에 쌓인 진흙을 파헤쳐보니 아들의 시신이 다른 아이들 3명과 함께 묻혀 있었다.
아버지 마사토시(52)씨는 "얼마 전 야구를 하겠다고 졸랐으나 다칠까 봐 반대했었다. 그래서 마코토가 혼자 집 마당에서 공 던지는 연습을 했었는데, 이제 그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며 말끝을 흐렸다.
어머니 마유미(45)씨는 "시신을 발견한 것만도 행복한 것이다. 폐허 속에 그대로 있는 다른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는 교직원도 대부분 사망하거나 실종된 상태다. 교직원 13명 중 무사한 사람은 교장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가시와바 테루 교장은 "졸업식을 앞둔 6학년생 중 5명만 생존해 있지만 어떤 식이든 졸업식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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