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00원이라도 아끼자” 소비자 심리 작용
모바일 기기로 경험 공유·가격비교·공동 구매
국내 40여개 사이트 성업… 게임 콘텐츠 접목도

하루 동안 50명 이상이 구매해야 할인받을 수 있는데 오후 3시 이미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주말 동생 결혼식에 와준 친구들에게 저녁을 사기로 하고 음식점을 찾던 중이었는데 마침 할인쿠폰이 있어 바로 구매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려 관심 있어 할 만한 친구들에게도 알려줬다”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쇼핑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쇼핑 정보를 얻고 마음에 드는 물건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쇼핑 경험을 지인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실시간 가격비교, 공동구매가 일상화되면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판매, 결제, 고객관리 등의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 등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SNS에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하고 쇼핑 등 부가 정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사용자 기반 수익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쇼핑 정보 한눈에
쇼핑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SNS의 최근 경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던 ‘공동구매’를 체계화한 ‘소셜 커머스’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소셜 커머스 사이트가 제공하는 상품 정보를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다음은 ‘소셜 쇼핑’ 웹페이지에 페이스북이나 요즘, 트위터 등 SNS에 상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이용자들은 클릭 한번으로 지인들과 소셜 커머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SK컴즈도 싸이월드와 C로그 등 SNS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소셜 커머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 등 소셜 커머스 전문사이트들도 SNS 기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모바일 위치기반 SNS 등을 적용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자신의 현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 이용권을 더욱 싼값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컴즈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단돈 1000원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네티즌들의 ‘입소문 효과’를 누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적은 돈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고, 쇼핑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최근에는 일반인은 물론 대기업까지도 소셜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즐겨 “더 재밌다”
SNS는 인터넷을 통해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의 ‘페이스북’과 한국의 ‘싸이월드’가 대표 SNS다. 이 서비스는 지인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과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최근 소식을 텍스트 또는 이미지 등으로 지인들과 공유하고 지인들의 최근 소식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이런 기본 기능 외에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SNS의 양방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를 접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NHN은 소셜앱스를 통해 ‘미투데이’ 등 SNS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블로그나, 가입한 카페, 혹은 미투데이 페이지에 설치할 수 있다. 블로그 앱을 설치했을 경우 이웃을, 카페 앱을 설치했을 경우 멤버를, 미투데이 앱을 설치했을 경우 친구(미친)를 초대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음은 ‘요즘’에 이어 3800만명이 이용하는 ‘카페’에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개별 카페 내 소셜 게임 영역을 노출하고 이용자가 다른 카페에 방문하더라도 게임 정보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도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이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네이트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SNS 쇼핑 전 세계로 확산
소셜 쇼핑은 미국 그루폰(Groupon)을 선두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그루폰은 창업 1년9개월 만에 연매출 5억달러, 13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3월부터 티켓몬스터, 위폰, 쿠팡 등 40여개 사이트가 영업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 커머스, REAL 쇼핑이 가져온 변화와 기회’ 보고서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기반의 스마트 커머스는 쇼핑에서 유통,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SNS로 연결된 지인들에게 해당 제품을 알리는 ‘구전’ 마케터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입소문 마케팅이 보다 중요해진다는 진단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소셜 플랫폼의 확산도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스마트 커머스로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지난해 1500억원에서 2010년 3500억원, 2015년 2조6500억원으로 연평균 4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쿠폰, 상품권, 티켓예매 등 서비스 위주의 시장도 점차 실물 판매 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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