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도착후 전용기에서 내릴 때 '무바라크 대통령과 통화됐느냐', '무바라크의 조치가 충분한 것이냐' 등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백악관에 도착하자 마자 안보관련 참모회의를 주재했다.
미국 정부는 당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퇴진을 공식적으로 거부했고, 카이로의 시위대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행정부 차원의 즉각적 반응을 내놓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도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된 정례브리핑을 취소했다. 이집트 사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워낙 예민한 사안인지라 백악관과 국무부 등 관계부처간 입장을 정리하고 '조율된 메시지'를 내는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안보회의후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시위 촉발후 무바라크가 국영 TV를 통해 입장을 밝힐 때마다 백악관에서 관련 반응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미시간주 연설에서 "세계가 이집트에서 펼쳐지는 역사, 변화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며 상황이 더 전개되면 해야 할 얘기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집트 사태 이후 비폭력, 이집트 국민의 보편적 권리 존중, 정치 개혁 필요성 등 크게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사태 전개과정에서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다소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면서 이 이집트 사태의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대한 혼선도 초래됐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을 지지한다고 언급하면서 '술레이만 부통령 지지 입장'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8일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술레이만 부통령에 전화를 걸어 개혁 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적 입장을 전해 백악관과 국무부의 스탠스가 다른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또 국무부가 이집트 특사로 급파했던 프랭크 위즈너 전 이집트 대사가 "무바라크 대통령이 9월까지 권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자 국무부가 즉각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서는 일도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 내부적으로는 권력공백사태를 우려해 술레이만 부통령을 정점으로 한 군 엘리트 그룹이 주도하는 점진적 권력이양을 지지하는 의견과 차기 이집트 정부와의 적극적 관계구축을 위해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개혁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0일 "최근 며칠동안 이집트 사태 대처과정에서 백악관과 국무부가 다른 메시지를 강조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무바라크 연설 이후 권한을 대폭 넘겨받은 술레이만 부통령 권력과 분노하고 있는 시위대간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특정세력에 완전히 힘을 실어주지 않는 '외줄타기' 대응전략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북미시간대 연설에서 "질서있고 진정한 민주주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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