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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민귀군경(民貴君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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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1-02 19:14:39 수정 : 2011-01-02 1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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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우리는 마음을 다잡는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아쉬웠던 대목을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각오를 다진다.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사자성어로 대표되는 새해 결의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프리카 격언에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목표를 정하고 자세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수들은 새해 사자성어로 ‘민귀군경’을 뽑았다. ‘맹자’의 진심 편에 실린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말에서 나왔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관권이 인권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불행한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국민을 섬기고 좀더 신경을 써 달라는 염원이 담겼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세계 7위, 무역규모는 세계 9위로 성장했고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올핸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통계 수치는 서민들에겐 강 건너 불이다. 심화한 소득 양극화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일자리 찾기는 여전히 바늘구멍 지나기처럼 어렵고 연초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는 등 물가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서민 삶이 고달플 수밖에 없다.

오는 2월25일이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만 3년이다. 이 대통령은 소위 ‘747 공약’으로 대변되는 잘사는 사회 건설을 국민에 약속했다. 선거 때와 취임 후 줄곧 “국민을 섬기겠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금융위기란 위기상황 속에서도 지난 3년간 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민의 평가다.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허구한 날 정쟁이나 일삼는 모습은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합집산과 파벌싸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가 그립다. 정치권과 각계 지도자가 새겨야 할 경구다.

서민들에겐 일자리만큼 절실한 게 없다. 그동안 경제위기를 넘기는 데 힘을 쏟았다면 올핸 일자리 창출에 전력해야 한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풍성한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임국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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