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신당동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인근 ‘대한정토진종불교회’에서 법회를 이끌고 있는 마쓰모토 다카노리(松本孝典·49·사진)를 만나 한국 포교가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정토진종 여러 종파 가운데 소수 종파인 다카모리 겐테쓰(高森顯徹·81)가 이끄는 신란회(親鸞會)의 승려로, 공식 직함은 강사(講師)다. 정토진종 신란회 한국지부인 대한정토진종불교회에는 지난해 12월 말 부임했다. 그동안 서울과 부천 등을 오가며 열심히 법회를 했지만 신자는 아직 수십명에 불과하다.
“1990년대 초 한국에 와서 일본 불교를 전했던 경험이 있다”는 그는 “당시 종로 거리 등에 나가 전단을 뿌리며 불교의 가르침을 알리려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오기 전 신란회 본부가 있는 도야마(富山)현에서 지냈던 그는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고 했다.
마쓰모토는 “일본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한국 불교와 다른 일본 불교를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일본에서 파견돼 온 강사 임기가 짧은 것도 한국 포교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승려는 결혼이 자유롭고, 육식도 하고 머리를 삭발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상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들은 한국 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계종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니 한국 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마쓰모토가 속한 정토진종은 신란(親鸞·1173∼1262)이 창시했다. 저서 ‘교행신증(敎行信證)’으로 유명한 신란은 ‘악인이라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악인정기설(惡人正機說)을 설파했다. 신란성인(親鸞聖人)으로 불리는 신란은 일본 불교 사상 최초로 결혼한 인물이다. 종단에 따라 다르지만, 이후 일본에서 승려의 결혼은 개인적인 차원의 파계였다. 하지만 메이지유신 5년(1872년)에 승려도 결혼을 할 수 있다는 법령이 제정되면서 승려의 결혼이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 됐다. 하지만 마쓰모토는 결혼하지 않은 채 한국 포교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한국 불교에 대해 “불교는 지혜를 필요로 하는데 한국 불교에는 공부하는 분위기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새해 소망을 묻자 “좋은 씨를 뿌려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포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단 한 사람이어도 상관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일본 불교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 싶습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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